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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가 사는 법 / 93미스서울 출신 한의사 김소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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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가 사는 법 / 93미스서울 출신 한의사 김소형

입력
2001.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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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식어가 화려하다.‘미스코리아 출신 한의사’김소형(32).

남들이 보기에 분명 ‘성공한 여자’다. 미모와 전문직, 그리고 단란한 가정….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요소를 골고루 갖추었다.

23일 그가 출연하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코너 ‘건강보감’ 녹화 직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그의 한의원에서 만났다.

방송녹화를 위해 멋을 부린 그는 더욱 화려해보였다.

“미스코리아요? 그 얘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어쨌든 사람들은 그를 ‘예쁜’ 한의사로 기억한다. 1993년 우석대학교 한의학과 재학 중이던 그는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가 미스서울로 뽑혔다.

하지만 바로 캠퍼스로 돌아갔다. 젊은 시절의 좋은 추억으로만 간직하며. 8년 뒤인 지금 그는 새삼 ‘미스코리아 출신’임을 실감한다.

“미스코리아 출신이 한의사가 된 게 화제가 되나 보죠?”

여자에게 미모와 능력은 공존이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고 있으니 분명 화제다. 그리고 매스미디어가 모른 척할 리 없다.

김씨는 금요일 하루를 방송 녹화에 바친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와 주부 대상 교양 프로그램 ‘아주 특별한 아침’(MBC)에 고정출연한다.

“여성 질환과 비만 클리닉에 관심이 많은데 미스코리아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지나 봐요. 그래서 일부러 찾아오는 환자도 많고요. 방송에 출연하니까 환자들도 친숙하게 느끼고 한의사로서 신뢰도도 높아지는 것 같아요.”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수식어에 부담감도 있다.

“가볍게 비쳐지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한때 유명세를 타는 것으로 여겨지는 건 아닌지….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불편한 점도 많아요. 성격이 털털한 편인데도 저에 대한 이미지가 있으니까 언제나 화려하게 보여야 한다는 부담도 있죠.”

작년 말 김소형은 개원(사랑의 한의원)했다.

자생한방병원, 양한방협진 비만전문병원인 B&I 클리닉, 인터넷사이트 한메디 한의학연구소를 거쳐오면서 비만과 다이어트 문제에 집중하게 됐다.

한의사로서 부인과 질환을 주로 다루던 아버지 김종수 박사의 영향도 받았다. 가업을 물려받은 셈이다.

“환자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친하게 지냅니다. 한의사는 처방을 할 때 발병 원인, 생활환경, 성격, 체질을 두루 파악해서 약뿐 아니라 생활 처방까지 해줘야 하거든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전화 한 통 마음 놓고 받을 수 없을 정도로 바쁘다. 때로는 딸 생각도 미룬다.

방송녹화 때문에 한의원을 비우고도 마음이 편치 않다. 자리를 비우면 환자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그도 한때는 방황을 했다. 인테리어를 전공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병원에 얽매여 내 생활이 없는 게 싫어서” 그는 인턴을 하다가 말았다.

“여자 한의사는 아직은 드뭅니다. 자상하고 섬세한 여성의 특성이 환자들을 대할 때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개원하면 조직에 매이는 것도 아니니까 부지불식 중에 여성으로서 차별당하는 경험도 없죠. 이제는 한의사야말로 제가 가야 할 길이라는 확신이 섰어요.”

그도 주부다. 일하는 여성들 대부분이 그렇듯 가족에 대한 부채감이 강한 편이다.

더구나 시부모를 모시는 외며느리. 바쁜 바깥활동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제주도에 정착한 친정부모의 도움도 기대하기 어렵다.

8세 차이의 공학박사 박동현(과학기술정책연구원)씨와 1997년 결혼해 세 살 배기 딸 나운이가 있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그는 무리한 욕심을 내지 않는다. 가사는 거의 전적으로 파출부의 도움을받고 집에서는 나운이와 시간을 보내는 데 전력하기로 작정했다.

“살림에서 제일 잘하는 거요? 나운이 웃기기에요.” “우리 나운이가 말이죠”로 시작하는 딸자랑을 늘어놓을 때 얼굴 표정이 유난히 밝아졌다.

유아원에 가기 싫어하는 나운이를 위해 집으로 찾아와 놀아주는 방문교사를 붙여주었다. 월45만 원을 준다.

시부모와 남편이 그의 바깥 활동을 이해해주니까 운이 좋다. “전문가로서 대접받으려면 먼저 실력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충고하는 남편 박씨는 방송 원고를 같이 읽어주며 녹화 준비를 돕곤 한다. 23일 녹화가 끝난 지 얼마되지 않아 걸려온 전화의 주인공은 박씨. 녹화 준비를 도와주지 않았는데 잘 했냐고 묻는 자상한 남편이었다.

■김소형 제안 건강관리법

비만클리닉 전문가 한의사 김소형 원장이 제안하는 건강관리법은?

역시 원칙적이다. 김 원장은 “무조건 굶어서 섭취 칼로리를 줄이기보다는 생활습관을 바꿀 것”을 강조한다.

▲몸무게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려라.

단기간에 체중을 감량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생활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이 비만관리의 첫걸음이다.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고 출퇴근하면서 잠시 짬을 내 걷거나 가벼운 맨손체조라도 빠뜨리지 않고 하는 것이다. 줄인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이 성공한 비만관리다.

▲ ‘8 TO 6’ 원칙을 고수하라.

아침은 오전 8시 이전에 그리고 저녁은 오후 6시 이전에 먹는다. 소식을 원칙으로하되 세 끼 식사는 규칙적으로 한다.

몸무게를 줄이고 싶다면 특히 아침식사는 빠뜨리지 말고 든든하게 많이 먹어둔다. 저녁에 먹은 음식 칼로리를 소화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해서 저녁을 굶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아침:점심:저녁의 식사량은 3:2:1로 조절한다. 식사를 할 때는 섬유질을 많이 섭취한다. 강냉이로 위를 채우는 것도 피할 것. 늘어난 위는 좀처럼 줄어들기 어렵다.

▲ 잠꾸러기는 비만의 적

잠은 질보다 양이 중요하다. 짧고 깊게 자는 것이 체중관리에 좋다.

오후10시에 잠자리에 들어 오전 6시에 일어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간혹 10시간 넘게 자고도 체중계의 눈금이 줄어드는 경우를 볼 수 있지만, 이는 음식을 먹을 기회가 없어서 일시적인 효과에 그친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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