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30대 층을 중심으로 신용 불량자가 크게 늘자 어릴 때부터 경제 마인드를 심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사회상을 반영하듯 최근 '열 살에 부자가 된 키라'라는 아동 경제서적이 큰 인기다. 교보문고 아동부문 베스트셀러 12주 동안 1위를 차지했고 지금도 3위에 올라 있다. 이 동화는 돈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아니지만 꿈을 이루는 데 커다란 힘이라는 내용이다. 아이들은 돈을 모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다.'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돈을 쓰는 습관도 대부분 어릴 적 길러진다.10세 이전에 용돈을 준다
자녀에게 언제부터 용돈을 주는게 좋은 지 묻는 부모들에게 전문가들은 대체로 10세 이전에 용돈을 주어 관리하는 법을 가르치라고 말한다. '돈 관리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라는 책을 쓴 바버라 웰트맨은 "책임감을 알게 되는 시기인 6,7세부터 용돈을 주라"고 권한다.
또 용돈을 얼마나 주어야 하는가 하는 것도 부모의 고민거리. 전문가들은 매달 같은 돈을 주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그 달에 자신이 써야 할 예산을 짜고 그를 바탕으로 용돈을 책정하는 것이 좋다. 부모와 자녀가 머리를 맞대고 용돈을 어떻게 관리할지 상의하면서 자연스레 경제관념을 배우게 된다.
용돈을 받으면 제일 먼저 일정 비율을 저축하도록 유도한다. 저축액은 최소한 용돈의 10%는 되어야 한다. 가령 한 달 용돈이 1만원이라면 최소 저축액은 용돈의 10%인 1,000원이 되는 것이다.
저축을 했으면 남은 돈의 범위 내에서 지출 예산서를 짜도록 한다. 지출 예산서를 작성해 두어야 실제 지출 내역과 비교하면서 어느 부분에서 과잉 지출이 발생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지출 예산서를 짤 때에는 필요한 것을 먼저 구입하고 원하는 것을 나중에 구입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매달 결산을 해서 예산보다 적은 돈을 지출했으면 다음 달 용돈에 보너스를 주는 것도 좋다.
용돈 기입장을 쓰게 한다
충동 과잉 소비 등을 극복하고 합리적인 소비습관을 길들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용돈 지출 기입장을 쓰게 하는 것이다. 용돈 기입장을 쓰다 보면 돈을 관리하고 합리적으로 쓰는 습관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아이와 함께 용돈 기입장을 보다 보면 용돈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살피면서 아이의 관심사를 알게 되고 대화가 늘어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때그때 필요한 돈을 주면서 용돈의 용도를 묻는 것은 좋지 않다. IMF환란 이후 증시가 호황을 누릴 때 뮤추얼펀드로 일대 돌풍을 일으킨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은 "나의 성공 뒤에는 1년치 용돈을 한꺼번에 주며 경제 마인드를 심어준 아버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건전한 소비습관을 들이려면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판단해 예산을 짜고 소비충동을 자제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충동 구매는 금물이다. 사고 싶은 것이 있으면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우도록 한다. 아이에게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을 스스로 결정하게 하고 나머지 부족한 부분은 부모가 보조해 준다.
중앙어머니회(www.koreamother.or.kr, 02―512―0488)에 연락하면 용돈 기입장을 무료를 얻을 수 있다. 또 한국은행에서는 인터넷 홈페이지(www.bok.or.kr)를 통해 컴퓨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어린이를 위한 용돈 관리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우리은행 재테크팀 윤순호 팀장,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도움말=우리은행>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