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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맛있는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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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맛있는 혁명"

입력
2003.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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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가루를 입혀 튀긴 프라이드 치킨(Fried Chicken), 간장을 바른 듯 짭짜름한 닭고기 맛…. 그래 이맛이야!" 프라이드 치킨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프라이드 치킨 하면 닭고기 살에 밀가루 반죽을 묻혀 튀기거나 달콤한 양념을 발라 먹는 것이 지금까지의 상식. 하지만 최근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사용한 '라이스 치킨'(Rice Chicken)이 새로 등장하고 시골 간장이나 된장을 바른 듯한 전통 양념 치킨이 호응을 얻는 등 '맛의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또 닭다리 대신 닭날개가 더 인기를 끌고 치킨 조각이 갈수록 작아지는 등 변화가 다채롭다.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밀보다 쌀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입맛은 치킨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세계음식박람회의 한 코너에 맛을 보려는 관람객들의 줄이 50여m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콤마치킨이 개발, 특허출원한 '라이스 치킨'을 시식해보려는 사람들이었다.

반응은 "치킨 맛이 바삭바삭하다""밀가루를 사용한 치킨 보다 더 고소하고 또 구수하기까지 하다" "뒷맛의 여운이 입안에 오래 남는다"는 호평 일색이었다. 특히 식어도 반죽이 너덜너덜해지질 않는 점이 특색으로 꼽혔다. 송교원 본부장은 "쌀가루 반죽을 입혀튀겼기 때문에 마치 누룽밥이나 숭늉을 먹은 듯한 느낌을 준다"며 "쌀이 남아 도는 요즘 쌀 소비 촉진에도 보탬이 되는 메뉴"라고소개했다.

뜨는 '닭날개', 지는 '닭다리'

요즘 치킨의 화두는 닭날개다. "한국사람들은 닭다리를 가장 좋아한다"는 말은 옛날 얘기다.

닭날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우선 '살점이 보드랍기 때문'. 닭고기 유통사인 하림의 이기왕 이사는 "날개는 다리보다 작게 잘라 낼 수 있는데, 고깃살이 작을수록 양념이 잘 스며들어 맛이 살아 난다"고 설명한다. 또 날개 위쪽 부위에 해당하는 닭봉도 덩달아 인기다. 반면 닭다리는 조각이 크고 고기도 질기다는 평가를 받는다. 치킨하면 닭 한마리를 통째로 먹는 추세도 수그러 들고 있다. 대신 특정 부위만을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요즘 신세대들은 날개면 날개, 다리면 다리만을 사간다. 콤마 치킨, 비비큐 등 대부분의 프라이드 치킨 매장에서도 '마리' 단위 보다는 '부분육'으로 판매하는데 더 신경을 쓴다.

치킨에도 '천천히'바람

프라이드 치킨에도 '패스트 푸드'대신 '슬로우 푸드' 바람이 분다. 교촌치킨의 평균 주문 대기 시간은 45분. 미리 튀겨 놓은 것을 팔지 않고 주문 후에 튀기기 시작한다. 배달까지 한시간을 넘기는 일이 예사이지만 맛을 찾는 소비자들은 전혀 보채지 않는다. 대신 맛은 독특하다. 마치 간장과 된장을 동시에 발라놓은 맛이 짭짜름하다. 멕시칸 치킨의 오수종 사장은 "소비자들이 매콤한 것 못지 않게 짭짤한 맛도 좋아한다"고말한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 맛있는 프라이드 치킨점

콤마치킨 (02)400―0100

하림 치킨익스프레스 (02)3443―0809

멕시칸 치킨 (031)262―8341

교촌치킨 (054)971―9995

비비큐 (02)3403―9114

페리카나 (042)841―0103

● 치킨 입맛의 변천

우리나라 사람들은 1980년대 초반까지도 닭요리하면 백숙이나 삼계탕, 좀 더 나가면 전기구이 통닭 정도를 떠올렸다.

하지만 1984년 KFC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바삭바삭한 밀가루 반죽에 양념이 살 속 깊이 스며든 프라이드 치킨이 선풍을 일으켰다. 파파이스까지 도입되면서 외국계 브랜드의 시장 지배력도 날로 커졌다.

여기에 반기를 든 국내업체가 내놓은 메뉴가 양념치킨. 튀긴 닭에 양념을 발라 먹는 요리로 페리카나,멕시칸 치킨 등이 선도했다.

최근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치킨 개발에는 역시 토종 기업이 열심이다. 콤마치킨의 라이스 치킨, 교촌치킨의 간장맛 소스 등이 대표 사례.

맛 뿐 아니라 기술 수준도 세계 수준과 대등해졌다. 치킨업계 10여년 경력에 3마리를 동시에 튀기는 프라이드 치킨 튀김기계와 기름 정제기를 개발한 콤마치킨의 김상천 사장은 업계에서는 유명한 발명가. 프라이드 치킨 반죽을 물결무늬처럼 오돌도돌하게 만드는 생파우더는 물론, 양념과 소스까지 직접 개발했다.

고기 가공공장도 운영하는 그는 "자체 공장과 기술을 갖고 있는 토종기업은 원가를 낮출 수 있고 이어 소비자에게 값싸게 판매가 가능해 진다"며 "우리 기술로 만든 치킨도 중국 등 외국 진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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