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만에 이렇게 변할 줄이야…."오랫동안 서로 돕고 화합하며 살아온 전북 부안군민들은 불과 한달 만에 지역 인심이 180도 달라진 사실에 스스로들 놀라곤 한다.
지난달 11일 김종규 군수가 지역발전을 위한 고육책이라며 위도 원전수거물관리시설 유치를 선언한 뒤 위도 주민들은 찬성 입장을, 육지 주민들은 반대 입장을 보이며 극렬하게 대립하면서 심한 갈등과 반목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특히 육지인 격포 주민들이 위도 어민이 잡은 물고기의 위판과 낚싯배 알선을 거부하고 설상가상으로 피서객마저 감소하면서 위도 주민들은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에 빠져들었다. 그래도 위도 주민들은 드러내놓고 반발하지 못한 채 속앓이만 해왔다.
최근에는 위도 주민간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찬성 입장을 지닌 다수 주민에 밀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반대 주민들이 위도사랑모임을 결성,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부안지역 이장단 290명이 사퇴하고 나머지도 추가 사퇴 움직임을 보여 일선 행정 조직의 가동에서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주민 갈등이 계속 악화할 조짐을 보인다는 사실. 격포항의 한 주민은 "원전 시설을 유치하든, 백지화하든 과거의 주민공동체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더 이상 옛날의 인심, 옛날의 인간관계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부안읍의 한 주민도 "정부가 주민 의견 한번 제대로 묻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해 주민들 편이 갈렸다"며 정부를 원망했다.
한편 핵폐기장 백지화 범군민대책위원회는 10일 "앞으로 평화적 촛불집회에만 국한하지 않고 보다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며 또 다시 대규모 집회(13일)를 예고했다.
/부안=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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