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주의 만화가들이 만드는 웹진 'we6'(www.we6.co.kr)가 15일 출범했다. '야수라 불리는 사나이'의 작가 장태산, '자갈치 아지매'의 김광성, '바람의 나라'의 김진, '비천무'의 김혜린, '설'의 김기혜 등 1980·90년대 한국 만화계의 르네상스를 주도한 작가들이 주축이다. 데뷔 20년 안팎으로 만화계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이들은 만화 잡지와 단행본 판매가 위축되면서 점점 좁아지고 있는 만화 창작의 자유 지역을 확보하는 것이 창간 취지라고 밝혔다. 상업적 논리에 따라 단발적인 흥미 위주의 작품을 양산하는 기존 만화판에서 벗어나 작가들이 마음껏 창작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we6'는 다섯 명의 만화가에 독자를 더해 여섯이 모였다는 뜻이다. 'we6'는 격주간 웹진으로 장태산의 신작 판타지 '칭기스칸', 김광성의 수채칼라의 단편, 김진의 '푸른 포에닉스', 김혜린의 '광야', 김기혜의 '설'등을 연재한다. 출판 만화와 매체가 다른 만큼 표현 방법도 달라야 한다는 생각에서 기존의 스캔 만화 영상과는 다른 연출을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 만화 외에도 플래시 애니메이션과, 3D 동영상 서비스 등 다양한 아이템을 서비스할 계획이다.만화계는 오프라인의 감성에 익숙한 이 작가들이 온라인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데 대해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상업적 풍토에 굴하지 않고 자기 만의 작품 세계를 고집해 온 이들의 지명도와 중량감 때문이다. 그림에 공을 들이는 장태산, 역사물에 천착하는 김혜린, 선이 굵고 남성적인 순정 만화를 그려온 김기혜 등 모두가 한 컷 한 컷의 완성도를 중시하는 작가들이다.
그래서 대형 포털 사이트들이 아주 싼 가격으로 온라인 만화를 서비스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들은 이용요금을 다소 비싸게 책정하고, '절대 유료'원칙을 엄격하게 유지할 방침이다. 마니아들이 있는 작가들인 만큼 팬들로 후원단을 만들고, 웹진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 오프라인으로 출간할 것도 고려하고 있다.
작가들의 유료 만화 웹진이 처음은 아니지만 본격 온라인 서비스를 표방한 것은 'we6'가 처음이다.
만화계는 'we6'의 성공 여부가 향후 온라인 만화 시장의 진로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작품성 있는 만화보다는 상업적인 만화 중심으로, 질보다는 양 위주로 흐르는 기존 출판 만화 시장의 틀에서 벗어나 이상적 만화 시장이 온라인에 실현될 수 있을지를 판단해볼 기회라는 것이다.
김진 작가는 "만화가들이 공장의 기계처럼 부속화하는 현 상황에서는 만화 창작의 싹 자체가 자랄 수 없다"면서 "창작은 이렇게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안 사이트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22∼28일 남대문 알파갤러리에서 'we6' 전시회를 열며, 지방 순회전도 검토하고 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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