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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푸짐한 추석-김지윤 아나운서의 부침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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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푸짐한 추석-김지윤 아나운서의 부침개 도전

입력
2003.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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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고프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붙여먹지….’ 한때 히트쳤던 유행가 가사다. 그러나 지금은 배 불러도 빈대떡이든 부침개가 나오면 절로 손이 간다.‘프라이팬 위에서 탄생한 한 장의 예술’ 부침개. 얇고 둥그런 모양이 그저 그렇고 재료와 맛도 간단해 보이지만 속맛은 천차만별이다. 민속 명절인 추석을 맞아 KBS 김지윤(26) 아나운서가 ‘맛있는 부침개’ 만들기 도전에 나섰다. 지도 교사는 한식 전문식당 ‘한국의 집’의 유명곤 조리팀장.

외국계 은행을 거쳐 2002년 입사한 신참 아나운서인 그녀는 매일 밤 자정 이후 해외 뉴스와 화제를 보도하는 ‘세계는 지금’의 진행자. 한식을 워낙 좋아해 평소 ‘곡기(穀氣)로 산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는 그녀는 야근이 많아 특히 부침개에 관심이 많다.

국가공인 조리기능장 자격을 취득하고 지난해 UN본부에서 열린 한국음식 축제 조리를 맡기도 한 유 팀장은 한식 조리 경력만 20년이 넘는 전문가다.

◆ 호박전 재료 썰기

“호박 속에 씨가 많으면 맛이 떨어져요. 호박도 될 수 있으면 1자 모양으로 생긴 것을 고르는 게 좋죠.” 유씨의 첫마디는 호박을 고르는 요령으로 시작했다. 약간 휘어진 듯한 애호박을 집어든 그는 “이 정도면 됐어”하며 칼질을 시작한다.

옆에 서 있는 그녀.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 사실 한 번도 부침개를 집에서 직접 만들어 본 적이 없거든요!” 지레 겁부터 먹는다.

“요리를 못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누구든지 음식을 만들 수 있죠. 맛이 떨어지는 건 문제지만….” 유씨가 용기를 주자 그녀는 직접 칼질에 나선다.

아니나 다를까, 뭔가 서툴다. “요새 젊은 아가씨들 중에 칼 제대로 못쓰는 사람이 많지요!” 이어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칼 목을 쥐고 썰면 쉽다고 가르쳐 준다. 옆에서 다른 조리사가 한마디 한다.“저 정도 썰려면 백번은 해 봐야 돼요.”그리고 칼을 써는 그녀의 손놀림이 훨씬 가벼워졌다.

다음 당근과 고추 썰기. 고추씨를 칼로 발라내는 조리사와의 대화. “고추씨는 안먹나요?”“씨가 이리저리 뒹굴면 지저분해지잖아요!”빨간 고추를 썰때는 힘이 더 들어 보인다.

그는 “원래 빨간 고추는 질겨 파란 고추를 썰 때 보다 힘이 더 든다”고 설명해 준다. 얇게 썬 뒤 다시 가늘게 채를 친 호박과 야채들을 그릇에 담으면 1단계 작업 완료.

반죽

우선 소금을 뿌린다. 이유가 궁금해진다. “소금을 넣으면 살아 숨쉬던 야채가 숨을 죽입니다. 김치 겉절이 담글 때도 소금 뿌리잖아요.” 처음에는 “순을 죽인다”고 잘못 들은 그녀는 금방 이해한다. 마치 살아있는 동물에 소금을 뿌려 기절시키는 것처럼 이 때만은 식물도 동물 대접을 받는 셈.

그리고 찹쌀 가루와 밀가루를 넣고 섞기. 조리사는 “찹쌀가루는 바삭바삭한 맛을, 밀가루는 점성이 생기게 해준다”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찹쌀만 넣으면 쉽게 끊어진다고.

그녀가 물을 붓고 젓자 조리사는 “물이 적다”며 물을 더 붓는다. “우리나라 음식에 마늘과 소금, 후추, 참기름이 빠질 수 없죠.” “후추가 들어가니까 향이 확 사네요.” 그녀는 벌써 입맛을 다신다.

전 부치기

“불을 댕겨요.”주방에서 많이 쓰는 용어에 그녀는 웃으며 재미있어 한다. “댕긴다구요?”“기름을 얼마나 부어야 되는지 항상 모르겠어요.”“프라이팬을 듬뿍 적실 정도로 부으면 돼요.

쇠가 열을 받으면 팽창, 조직 사이로 기름이 들어가 기름이 줄어든 것처럼 보입니다.” 프라이팬이 충분히 달궈졌는지 알려면 팬을 옆으로 들었을 때 기름이 일자로 흐르는지를 보면 된다는 요령을 처음 배웠다.

팬이 가열되고 반죽을 붓자 부침개 익는 냄새가 확 퍼진다. “자 이제 뒤집어야죠”하는 한 마디에 그녀가 프라이팬을 들어 부침개를 공중으로 던진다. 처음에는 어색하던 그녀도 이내 숙달된 솜씨를 보인다. “꼭 날아다니는 부침개 같네요.” 맛보기

“이제 집에 가서 엄마에게 맛있는 부침개를 만들어 드려야 겠어요.” 평소 엄마가 만들어 준 부침개만 먹어 봤다는 그녀는 요리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직접 만든 부침개를 집어 든 그녀는 단 숨에 한 조각을 삼킨다.“아! 뜨거워.” 역시 부침개는 뜨거운 게 맛있다.

이날 감자는 가루로 갈기 보다는 얇은 채로 썰어 만들었다. 그래야 감자의 씹히는 맛이 살아 있다고. 사전에 썰은 감자를 물에 담가 놓으면 전분질이 빠져 맛이 더 고소해진다는 요령도 배워갔다.

맛있는 부침개 먹을 수 있는곳

ㆍ한국의집 서울필동 (02)2266_9101~2

ㆍ아리아리랑 서울 인사동 (02)720_1141

ㆍ홍화빈대떡 서울 청진동 (02)723-0614

ㆍ열차집 서울 종로 (02)734-2849

ㆍ종로빈대떡 서울 종로 (02)742-9494

ㆍ청일집 서울 종로 (02)732-2626

ㆍ진남포막국수 서울 약수동 (02)2252-2457

애호박 부침

재료- 애호박 60g, 계란 1개, 밀가루 20g, 붉은고추 10g, 풋고추 10g, 밀가루 20g, 식용유 20g, 소금 약간

만드는 방법

1 호박은 어리고 가는 것으로 골라 0.3~0.4cm 두께로 썬 다음 소금을 살짝 뿌린다.

2 물기를 닦고 호박 양쪽에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을 씌워서 양면을 지진다.

3 붉은고추, 풋고추를 얇게 썰어 고명으로 올려 살짝 한 번 더 지진다.

녹두 부침

재료 -녹두 50g, 참깨 5g, 참기름 5g, 막숙주 30g, 막도라지 30g, 김치 30g, 양파 15g, 중파 15g, 마늘 10g, 설탕 10g

만드는 방법

1 녹두 반죽에 김치 다진 것을 잘 섞는다.

2 숙주, 도라지, 양파, 파는 다듬어서 물에 깨끗이 씻어서 길게 썰어 둔다.

3 녹두와 나머지 재료를 놓고 혼합하여 반죽한다.

4 팬에 기름을 두르고 완성된 반죽을 팬 위에 놓아 부친다.

5 양면이 다 지져지면 주걱으로 들어서 채에 놓아 식힌다.

6 상에 낼 때는 접시에 담아서 간장 양념장을 만들어 녹두전에 곁들여 먹도록 한다.

감자 부침

재료 -감자 80g, 홍고추 15g, 풋고추 15g, 당근 15g, 튀김가루 15g, 밀가루 20g, 식용유 20g, 소금 약간

만드는 방법

1 감자를 채 칼로 썰어서 찬물에 담가 전분질을 빼낸 다음 물기를 제거한다.

2 썰어놓은 재료에 양념 반죽(밀가루, 튀김가루 기본양념)을 넣는다.

3 팬에 기름을 두른 후 지져낸다. 조금 강한불에서 지진다.

4 양념장을 곁들인다.

글 박원식기자 parky@hk.co.kr

사진 오대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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