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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깎고 다듬은 고향… 가족…/"김창희 조각전"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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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깎고 다듬은 고향… 가족…/"김창희 조각전" 30일까지

입력
2003.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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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은 지금 '만들기'가 아닌 '엮기'로 가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미술의 근본에는 조형주의가 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겁니다."한국 구상조각의 대표적 작가로, 올해 정년을 맞은 당진 김창희(65) 서울시립대 교수가 청작화랑에서 17일부터 '김창희 조각전'을 열고 있다. 30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1965년 국전 특선으로 등단한 후 40여 년에 걸친 그의 우직하고도 독자적인 조형세계의 변천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그의 아호 당진은 고향인 충남 당진의 지명을 그대로 쓴 것이다. 아호처럼 그는 늘 고향이 상징하는 자연, 가족으로 대표되는 인간을 작품 주제로 삼아왔다. 청동과 대리석 등 전통적 재료를 써서 단순화한 인체, 서정성 넘치는 고향 마을의 숲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그의 조각은 구구한 설명 없이도 한국 사람의 가슴에 그대로 와 닿는다. 이목구비를 생략하고 굵은 선으로 양감 있게 표출한 모자상, 복수의 인체를 결합시킨 한국적 가족상에서는 마치 은은한 음악의 선율이 흘러나오는 듯하다.

국내 곳곳의 환경조형물은 물론 93년 미국 뉴욕주립대(스토니브룩) 광장에 그의 대형 가족·고향마을상이 설치된 것은 이 같은 작품세계와 무관하지 않다. 이번 전시에는 90년대 초반 이후 그의 '환상가족' '고향마을' 연작들이 선보인다.

김 교수는 정년 이후 오히려 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고향 당진 땅 6만여 평에 국내 초유의 수상 조각공원인 가칭 '당진 하늘 조각공원'을 2007년까지 조성한다. "대호만 자연 속에 우리 작가 100여 명의 작품을 유치할 생각입니다." 그는 이 공원에 세울 초대형 조형물의 모형도 이번 전시에 내놓았다. 그가 25년 간 재직한 서울시립대 환경조각과 교수와 제자 80여 명은 16일부터 문예진흥원 마로니에미술관에서 김 교수 퇴임 기념 제14회 시립조각회전도 열고 있다. 22일까지. (02)549―3112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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