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부터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벌이는 기아와 SK는 동상이몽을 꿈꾸고 있다. 기아는 SK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 V10이라는 지상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반면 삼성을 잡고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SK는 팀 창단후 첫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숙원을 풀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두 팀이 격돌하는 올 플레이오프의 관전포인트를 정리했다. /편집자주아킬레스건 선발투수진과 기동력에서 한수위인 기아의 가장 큰 고민은 불펜진이 약하다는 것이다. 중간계투로 나서 SK전에서 3승을 따낸 신용운을 빼고는 믿을 만한 카드가 없다. 소방수 진필중은 6경기에 등판, 1세이브에 그친데다가 최근 구위가 썩 좋지 않아 박빙의 접전에 등판시키기는 힘든 상황이다. 신용운과 함께 중간계투진을 이끌 최고참 이강철도 11경기에서 2패만을 안고 있다.
적의 약점은 나의 강점인 법. 반대로 SK는 선발진의 무게에서 떨어지지만 조진호, 김명완, 윤길현, 조웅천 등 불펜진만큼은 초호화 진용이다.
기아전 7세이브 무패가도의 마무리 조웅천은 든든한 버팀목이다. 다만 느린 발걸음이 걸림돌이다. 기아전에서 모두 20차례의 도루를 시도했으나 비명횡사가 8차례였다.
벤치 싸움 기아 김성한(45) 감독은 호쾌한 공격야구를 선호한다. 뚝심의 선굵은 경기를 펼치는 김감독은 이종범과 김종국의 빠른 발로 상대 내야진을 뒤흔들고 장성호, 박재홍의 한방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심산이다.
반면 SK 조범현(43) 감독은 치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분석야구의 대명사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백전노장 삼성 김응용 감독을 모든 면에서 압도, 초보감독답지 않은 노련함을 과시했다. 조 감독은 "기아의 기동력과 분위기 차단이 승리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저격수냐, 대도냐 SK 안방마님 박경완과 기아의 도루왕 이종범의 기싸움에 의해 승부가 갈릴 가능성도 크다. 8개구단 가운데 기동력이 가장 뛰어난 기아의 발빠른 야구를 SK가 얼마나 막아낼지 여부에 한국시리즈행 티켓의 향방이 가려질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올해 도루왕(50개)에 오른 이종범이 출루, SK내야진을 흔들 경우 기아가 훨씬 수월하게 경기를 벌일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때문에 저격수 역할을 해야 할 박경완의 어깨에 SK의 운명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수리드와 주자들의 움직임을 간파하는 능력이 탁월한 박경완이 이종범의 발을 묶을 경우 SK가 우세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두팀은 1차전 선발로 김진우(기아)와 채병용(SK)을 각각 예고했다. 김진우는 올 시즌 SK전 2경기(1승)에서 17안타를 얻어맞고 13실점(방어율 8.31)을 허용했으나 145㎞후반의 묵직한 공이 일품이다. 채병용은 기아전 2승 1세이브 무패 방어율 3.60. 직구 최고구속도 140㎞후반이지만 제구력이 뒷받침된 공 끝이 묵직해, 공략이 쉽지 않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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