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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개막 한국시리즈 전망/"反김성근" VS "親김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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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개막 한국시리즈 전망/"反김성근" VS "親김성근"

입력
2003.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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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전 LG감독은 자타가 공인하는 프로야구 최고의 이론가이다. 김응용 삼성감독은 지난해 김성근의 LG를 물리치고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후 "김성근이라는 야구의 신(神)과 싸우는 것 같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을 정도였다. 통산 10번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명장 김응용감독도 '김성근류' 야구에 혼쭐이 났던 것이다.그런 김성근감독을 두고 올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하는 김재박(49)현대감독과 조범현(43)SK감독의 평가는 180도 다르다. 김재박감독은 공사석을 막론하고 김성근의 '김'자만 나와도 고개를 가로젓는다. 1996년 쌍방울감독이던 김성근감독이 김재박감독만 만나면 사사건건 트집을 잡은후 견원지간이 됐다. 그해 플레이오프에서 김재박감독은 김성근감독을 상대로 2패를 당한후 3연승을 거뒀지만 지난해에는 김성근감독의 LG에 덜미를 잡혔다.

반면 조범현감독은 "오늘의 조범현이 있기 까지 김성근감독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며 김성근사단의 적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조 감독은 쌍방울 포수로 활동하던 96년 김성근감독의 정밀한 데이터야구를 전수 받았고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화려하게 '김성근 야구'의 꽃을 피웠다. 때문에 올 한국시리즈는 '반 김성근파'의 선봉장 김재박감독과 '친 김성근파'의 대표주자 조범현감독의 대리전이나 마찬가지이다.

현대 '이에는 이'… 맞불 놓을 것

김 감독은 사실 기아가 올라오기를 '학수고대'했다. 팀 컬러가 확실한 기아를 상대론 맞대응 카드가 다양하게 준비되어있지만 데이터에 바탕을 둔 SK의 용병술 앞엔 '약발'을 자신할 수 없었기 때문. 바로 이 점이 '그라운드의 여우' 김 감독을 떨게 만드는 부분이다. 그러나 맞은 편 산에서 큰불이 났는데 물동이를 들고 허겁지겁 쫓아가면 이미 때는 늦은 법. 즉각 맞불을 놓아 상대의 불 기운을 꺾어 놓겠다는 게 김 감독의 심산이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맞서겠다는 전략. 김 감독은 "데이터는 SK에만 있는 게 아니다"며 비책을 가다듬고 있다.

SK, 데이터 야구로 승승장구

조 감독의 승리 방정식은 상대의 장단점은 물론 습관까지 꿰뚫는 이른바 '데이터 야구'. SK를 당당히 한국시리즈에 진출 시킨 일등 공신이다. 조 감독은 시즌 초 SK 사령탑에 취임하자 마자 '전력분석팀'을 가동했다. 2002시즌 LG에서 활동하던 전력분석팀 멤버들을 전격 영입한 것. 특히 7년 가까이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정준-노석기 분석조는 작년 준플레이오프에서 LG가 현대를 2―0으로 꺾고 완승을 거두면서 명성을 떨친 바 있다. 조 감독은 "데이터는 무수한 작전이 흐르는 바다"라며 "감독이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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