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우리 고대사 왜곡에 대해 남한 학자는 물론 북한 학자들까지 잇따라 비판에 나서고 있어 남북 공동 대응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한국고대사학회를 비롯해 고려사학회, 한국사연구회, 한국역사연구회, 한국고고학회, 한국미술사학회 등 역사 관련 17개 학회는 9일 오후 2시부터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중국 고구려사 왜곡대책 학술발표회'를 공동으로 연다.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 논리의 오류를 지적하기 위해 마련된 이 자리에서는 '중국의고구려사 연구 동향과 문제점' '고구려의 종족 기원과 건국 문제' '고구려의 중국에 대한 조공 문제' '고구려의 영역과 평양 천도 문제' '고구려와 수당 전쟁의 성격' '고구려 붕괴 후 유민의 거취 문제' '발해의 고구려 역사 계승 문제' '고구려와 고려의 역사적 계승성' 등 모두 9 편의 논문이 발표된다.
17개 학회는 이날 발표회에 앞서 중국의 역사 왜곡을 비판하고 우리 정부에 대처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고대사학회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대책위원회'를 발족한 바 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주최로 15일 오전 10시 정문연 대강당에서 열리는 '동북아시아 선사 및 고대사 연구의 방향' 학술대회도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중국 고대 문헌에 나타난 동북아관' '단군신화 연구의 제문제' '부여사 연구의 제문제' '고구려사 연구의 제문제' 등의 논문이 발표된다.
북한에서는 노동신문이 2일자 '고구려 문화를 계승한 발해'라는 장문의 논설을 통해 "발해는 고구려를 계승하여 수백 년 간 존재하면서 주변 나라들로부터 '해동성국'(동방의 융성한 나라)으로 불렸다"며 발해와 고구려의 문화적 상관 관계를 상세히 설명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 29일자 '연호를 통해 본 발해국가의 성격'이라는 사회과학원고고학연구소 장철만 연구원의 기고문을 통해 "발해가 주변 나라들의 연호와 완전히 구별되는 독자적인 연호를 제정해 사용한 사실은 발해를 당나라의 일개 주, 즉 '속국'으로 묘사한 일부사료의 부당성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 9일에도 '발해는조선 중세 세력사의 한 시기를 빛내인 주권국가'라는 논문을 싣고 "발해 및 후기 신라는 첫 통일국가 고려에 계승돼 고조선―고구려―발해―고려로 이어지게 됐다"며 발해가 중국의 변방 '속국'이 아닌 중국과 동등한 지위를 가진 '황제국가'였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과학원 발행 계간 학술지 '역사과학' 3월호에는 발해가 고구려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고구려의 옛 영토 회복을 위해 750년대 말부터 770년대까지 국호를 '고려'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밝히는 논문을 실었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인 최광식 고려대 교수는 "10월 개천절 행사 때 평양에서 북한 고구려사 최고 전문가인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지승철 부소장을 만나 이 문제에 대한 남북 공조를 논의했다"며 "고구려고분벽화 등을 매개로 공동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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