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된 발언인가, 아니면 강의 효과를 끌어 올리려고 든 하나의 예에 불과한가. 5일 밤 방송된 MBC '도올특강―우리는 누구인가'(사진) 첫 회에서 김용옥 중앙대 석좌교수가 노무현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시청자 의견이 분분하다.김 교수는 이날 "여기 있는 분들, 반 이상이 아마 노 대통령을 뽑으셨을 거고 그리고 나서는 '대통령 잘못 뽑았다'고 생각하고 있어.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식민사관이 우리에게 주입한 분열의 역사관, 사대주의 역사관에서 벗어나야 하며, 사회지도층의 분열상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짧은 시간 내에 민주주의를 정착해 나가고 있는 우수한 국민'이라는 요지의 강연 도중 나왔다. 그는 이어 "어떻게 됐든, 우리가 생각하는 대통령의 상에서 벗어난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새로운 역사를 구현해나가고 있고 그러한 역사에 의해 지금 민주제도가 정착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이 나가자 MBC 인터넷 홈페이지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노 대통령을 옹호하는 정치적 발언이었다'는 비판과 '강의 진의에 비춰볼 때 그렇지 않다'는 옹호가 엇갈리는 시청자 의견이 쏟아져 들어왔다. 5일 방송분은 시청률 9.7%(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로 심야 교양강좌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높았다.
유모씨는 "강의 도중 정치적인 어떤 언행도 삼갔으면 좋겠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선생의 영향력으로 보아 이미 그건 시청자를 향한 특정 후보나 정당의 (옹호) 메시지가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모씨는 "역사가 왕의 역사에서 민중의 역사로 변화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현재의 노 대통령이 탈권위를 주장하며, 참여를 지향하는 정부이기에 부합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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