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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씨, 남극점 정복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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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씨, 남극점 정복 성공

입력
2004.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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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지구의 맨끝, 남위 90도 남극점입니다." 산악인 박영석(41·골드윈코리아)씨가 마침내 남극점에 태극기를 꽂았다.박씨가 이끄는 한국인 원정대 5명은 13일 오전 11시(한국시각) 남극점을 밟는 데 성공했다고 위성전화로 알려왔다. 박씨는 지난해 11월30일 남극대륙 북서쪽 허큘리스해안을 출발, 1,134.7㎞의 설원을 걷거나 스키를 신고 가로질러 44일만에 남극점에 우뚝 섰다. 이로써 1994년, 1997년 두 차례 원정대를 이끌고 남극 정복에 성공한 허영호씨에 이어 두번째 한국인이 됐다.

박씨는 앞으로 북극점에만 도달하면 사상 최초로 '산악 그랜드슬램'(히말라야 14좌 완등, 7대륙 최고봉 등정, 지구 3극점 도달)을 달성한다.

장비 및 식량의 중간 보급 없이 도보와 스키만으로 이동하는 무(無)지원 탐험에 나선 원정대는 당초 25일을 극점 도달 예정일로 잡았지만 최근 사흘간 하루 4시간만 잠을 자며 강행군을 펼쳐 목표를 열흘 이상 앞당겼다. 이로써 1999년 12월 팀 자르비스(영국) 등 2인조가 세운 이 분야 종전 최단 정복기록(48일)도 4일이나 단축했다.

박씨를 비롯, 통신 담당 이치상(39), 행정 강철원(36), 식량 오희준(34), 장비 이현조(32)씨 등 대원들은 얼굴과 손발에 심한 동상이 걸렸지만 건강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정대는 블리자드(남극에서 부는 강한 바람)를 뚫고 저체온증과 화이트아웃(사방이 모두 흰눈으로 뒤덮여 방향 감각을 잃어버리는 상태)을 불굴의 의지로 견디며 150㎏의 썰매를 끌고 1,000여㎞를 횡단했다. 40여일간 평균 영하 55도에 달하는 추위와 거센 바람에 대원들 대부분이 동상에 걸렸고, 일부 대원은 얼굴에서 고름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원정대는 남극의 관문인 패트리어트힐로 가기 전 강풍으로 출발일이 늦춰지는 등 우여곡절를 겪었지만 지난해 초 북극점 도전 실패를 교훈삼아 차분하게 현지 적응 및 준비작업에 힘을 쏟은 것이 이번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내년 2월 북극점 탐험에 재도전할 계획인 박씨는 "이번 원정 성공이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으면 좋겠다"며 "1%의 가능성만 있더라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각오로 도전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음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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