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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06>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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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06>핼리

입력
2004.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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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2년 1월14일 영국 천문학자 에드먼드 핼리가 86세로 작고했다. 핼리가 옥스퍼드 대학 천문학 교수로서, 그리고 만년에는 그리니치 천문대 대장으로서 이론과 관측에서 천문학에 일정한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다. 예컨대 지구에서 본 항성의 천구상 위치가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조금씩 변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고유운동'은 핼리가 처음 발견한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가 26세 때 출현한 대혜성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핼리라는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그 운명의 1682년에 핼리는 하늘에 꼬리를 드리운 살별을 세심히 관찰한 뒤, 그것이 1531년과 1607년에 출현한 바 있는 혜성들과 같은 궤도를 돌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는 이 세 개의 혜성이 동일한 천체이며 태양 주위를 76년 주기로 돌고 있다고 결론 내리고, 1758년에도 이 혜성이 다시 나타나리라고 예언했다. 핼리는 물론 그 혜성의 회귀를 보지 못하고 죽었다. 그러나 그의 예언은 정확히 들어맞아, 이 혜성은 1758년 크리스마스 밤에 긴 꼬리를 하늘에 드리웠다. 이 꼬리별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핼리혜성이다. 핼리혜성은 태양 주위를 이심률 0.9673의 타원 궤도로 돈다. 도는 방향은 태양계 행성들과 반대고, 그 주기는 76.03년이다. 최근에는 1986년에 나타났으니, 2062년에 다시 나타날 터이다.

긴 꼬리를 드리우며 나타나는 혜성은 옛 사람들에게 흔히 흉조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혜성은 타원형 궤도로 태양 주위를 도는 얼음과 먼지의 뭉치일 뿐이다. 핼리혜성은 궤도 주기가 짧은 단기 혜성이지만, 개중에는 주기가 10만 년이 넘는 것도 있다. 혜성들은 가스와 먼지를 뿜어내기 때문에 실제보다 크게 보일 뿐, 그 핵의 지름은 고작 수 킬로미터에 지나지 않는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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