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기피현상을 보며 과학과 기술이 재미없는 게 아니라는 것을 대중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 논문이 아니라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해지요."해외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고 학술상을 받는 등 왕성하게 연구활동을 해온 공학자가 소설책을 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미 일리노이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안도열(44) 서울시립대 교수.
그가 쓴 '임페리얼 코리아'(뫼비우스 발행)는 가상역사소설이다. 2004년 중동에 파견된 평화유지군이 시공(時空)이 서로 얽히는 '웜홀'에 빠져 1894년의 조선으로 오는 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미래에서 온 이들은 동학혁명의 우금치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이공학원'을 세워 산업혁명을 일으키는 등 한국의 역사를 바꾼다. 5권의 방대한 분량으로 7년 여에 걸쳐 자료를 모아 쓴 책이다.
안 교수는 "국가가 일관된 비전을 가지고 과학 기술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을 알리려고 했다"면서 "구한말은 지도층의 리더십 부재로 국가가 혼란에 빠진 때로, 소설을 통해 우리 사회에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과 관련, 안 교수는 자신의 소설이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친(안동민)이 소설가여서 문학이 낯설지 않았다"는 그는 "국가 간 과학기술 전쟁을 소재로 삼은 작품도 써보고 싶다"면서 계속 소설을 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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