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감독 조셉 칸(31·한국명 안준희)이 연출하고 한국인 배우 윌 윤 리(28·이상욱)가 조연을 맡은 액션 코미디 '토크'(Torque)가 북미영화 박스오피스에서 3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인 감독으로는 정창화 감독이 '죽음의 다섯 손가락'으로 1973년 전미 흥행 1위를 차지한 이후 31년만의 쾌거다.워너 브라더스사가 5,000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제작한 '토크'는 캘리포니아 남부 사막을 배경으로 한 오토바이 액션물. 16일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서 개봉해 주말 사흘 동안 1,026만5,000 달러의 수입을 거두며 박스오피스 3위로 첫 주를 시작했다.
USA 투데이는 '빠른 커트와 현란한 오토바이 스턴트, 그리고 관객을 무장해제 시키는 유머'라고 평했다.
칸 감독은 개봉 전 한 인터뷰에서 "'패스트 & 퓨리어스' 같은 자동차 액션 영화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액션은 나의 장르가 아니어서 두 번이나 제의를 거절했다"면서도 "어려운 과제에 도전해보니 매력적이고 짜릿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터 사이클이 기차 위를 날아가는 장면을 찍을 때가 가장 가슴 졸인 순간이었다"며 배우들이 다치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털어놓았다.
칸 감독은 또 "윌 윤 리를 4년 전 처음 만났을 때부터 꼭 캐스팅을 하고 싶었다. 함께 일할 수 있어 기뻤고 한국계라는 데 자긍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윌 윤 리는 "매일 세 시간씩 4주 동안 오토바이 훈련을 했다. 미니 오토바이에서 시작해 점점 더 크기를 늘려 나가며 연습했는데 실제 연기는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가장 무서운 장면은 옷을 다 벗어야 했던 베드신이었다"고 익살을 떨었다.
정상급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꼽히는 조셉 칸 감독은 부산에서 태어난 뒤 일곱 살 때 미국 텍사스로 이주했고 휴스턴의 저지 빌리지 고교를 졸업했다. 뉴욕대 중퇴 후 곧바로 영상업계에 뛰어들었으며 지난해 미국 MTV 뮤직 비디오 시상식에서 에미넴의 '위다웃 미'로 최우수비디오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스트롱거'를 비롯해 파파로치, 파트리샤 카스, 스눕 도기 독, 윌리 넬슨, 록그룹 U2 등 세계적 뮤지션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며 이 업계 최고로 평가 받았다.
영화전문 DB 사이트인 IMDB는 칸 감독을 가리켜 '현재 가장 뛰어나며 존경 받는 뮤직비디오 감독'이라고 극찬했다. 윌 윤 리는 2002년 '피플'지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사람 50인'에 뽑힐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 받고 있다. 007시리즈인 '어나더 데이'에서 문 대령으로 출연해 낯이 익다.
/이종도 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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