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애들은 재미를 원해(Grils’ just want to have fun)’팝스타 신디 로퍼가 일찍이 노래했 듯이, 소녀들은 재미를 원한다. 그리고 화장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여성들이 가장 손쉽게 접하는 ‘놀이’이다. 인기가수 보아를 광고모델로 내세운 휴대폰 광고에서 ‘핸드백속이 복잡해지는 나이’로 지칭된 바로 그 세대들이다. 화장을 놀이로 생각하고 과감하게 시도하는 신세대들을 겨냥한 ‘펀(Fun) 메이크업’ 화장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이 지난달 30일 힐튼호텔에서 런칭행사를 가진 헤르시나 색조라인 ‘떼따떼뜨’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20대 초반을 주 고객층으로 10대 후반부터 20대 후반 키덜트층까지 겨냥한 떼따떼뜨는 ‘재미있고 신나는 메이크업’을 목표로 삼고있다. 모든 제품용기를 투명한 퍼즐용 블록으로 만들어 화장을 하면서 블록게임도 할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립스틱과 립글로스는 팬시문구에서 힌트를 얻어 색연필이나 튜브물감 형태로 용기를 만들었다.
태평양의 대표브랜드인 라네즈도 5,6월께 같은 고객층을 겨냥해 ‘라네즈걸’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극비리에 프로젝트를 진행시키고 있는 라네즈걸팀은 외관부터 색상까지 기존의 메이크업 제품과는 전혀 다른 화장품이 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이것 저것 모두 시도해보고 싶은 나이’인 20대 초반을 타겟으로 삼은 만큼 기능성 보다는 패션성과 재미가 강조된 제품과 용기로 그들의 눈높이에 맞춘다는 계획이다. 최근 전지현을 새로운 모델로 영입한 까닭도 25세 이후의 여성들과는 달리 도발적 섹시함과 트렌디한 멋을 추구하는 20대 초반 여성들의 감성을 겨냥한 것이다.
펀 컨셉 화장품은 그동안 만화캐릭터를 용기에 담은 블룸이나 동화속 공주풍의 용기를 선보인 아나 수이 등 수입브랜드 화장품에서 제한적으로 선보였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된 것은 신생 화장품브랜드 미샤가 저가전략을 통해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 여성들을 집중공략해 큰 성공을 거두면서부터다.
2002년 탄생한 미샤는 모든 제품을 3,000~9,000원에 파는 초저가 정책을 펴면서 불황시대 인기품목으로 급부상, 지난해 1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젊은 여성들은 질보다 여러 상품과 색조를 다양하게 시도해보는데서 재미를 느낀다는 것을 업체들이 깨닫는 계기가 된 셈이다.
뷰티업계는 20대초반을 겨냥한 이 펀메이크업 시장이 올해 약 2,000억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라네즈걸 브랜드매니저 안유신씨는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의 걸 시장이 전체 20대 시장의 50%, 많게는 60%까지 잠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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