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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도발… 일일극 빅매치/'금쪽 같은 내 새끼'-'왕꽃 선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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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도발… 일일극 빅매치/'금쪽 같은 내 새끼'-'왕꽃 선녀님'

입력
2004.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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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저를 우리집과 바꿔주세요! 절 어떻게 해도 좋으니까요. '저걸 어디다 써먹지?' 하고 계산하실 필요 없어요. 가정부를 삼아도 좋고 노예를 삼아도 괜찮으니까요. 우리집만 그대로 살게 해주세요"-KBS1 '금쪽 같은 내 새끼'의 10회 주인공 희수의 대사

# '나이트 클럽에서 친구들과 춤을 추던 초원이 무심히 스피커 쪽을 본다. 대형 스피커 위에 이삼십대 남녀 귀신 몇명이 음악 소리에 좋다고 어깨춤을 추고 있다. 초원이 비명을 지른다.'

-MBC 일일드라마 '왕꽃 선녀님'의 2회 첫 장면

나이트 클럽에서 귀신을 본 뒤 무병(巫病)에 걸리는 여자 이야기와 아버지가 진 5억원의 빚을 갚기 위해 사채업자 아들과 결혼하는 현대판 심청이 이야기 중 어느 게 더 센세이셔널할까? 7일부터 격돌하는 MBC 일일드라마 '왕꽃 선녀님'(극본 임성한, 연출 이진영)과 KBS 1TV '금쪽 같은 내 새끼'(극본 서영명, 연출 이상우)가 그런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노란 손수건' '백만 송이 장미'를 통해 일일 드라마 독주 체제를 굳힌 KBS와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인어아가씨'의 작가 임성한을 투입한 MBC의 '일일 드라마 대회전'은 여러모로 눈길을 끈다.

드라마의 작위적 설정과 극단적 인물 묘사로 비난을 받았지만, 시청률에서는 큰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닮은 꼴'인 임성한과 서영명 작가의 대결이기 때문이다.

'인어아가씨'를 통해 드라마 작가로는 드물게 '안티 카페'가 결성되는 불명예를 떠안은 임성한은 이번엔 무속을 정면으로 다룬다. 주인공 초원(이다해)이 무병에 걸리고 자신의 친어머니가 무당 부용화(김혜선)라는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는 게 '왕꽃 선녀님'의 줄거리. 당연히 부용화가 운영하는 '태극 선녀' 점집이 드라마의 중요한 무대가 되고,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수, 사주, 굿 같은 소재들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부유층 가정에서 벌어지는 불륜과 파탄을 코믹하게 그린 SBS 드라마 '부자유친'(1996년)의 서영명 작가는 또 한번 졸부 집안 이야기에 도전한다. 고리대금업자인 덕배(백일섭)와 자신의 가문을 몰락시킨 덕배에게 복수하기 위해 후처로 들어온 영실(양금석), 본처 소생의 아들 진국(남궁민)이 으르렁거리며 사는 집이 드라마의 배경. 덕배에게 원한을 갚기 위해 영실이 주인공 희수(홍수현)를 채무를 연기해주는 조건으로 진국과 결혼시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기에 못 말리는 마마보이 재민(심지호)과 파파걸 지혜(김빈우) 커플의 결혼 스토리가 보태진다.

'왕꽃'은 무속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금쪽'은 혈연관계와 사랑이 아닌 돈과 미움으로 지탱되는 가족을 그린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이에 대해 '왕꽃'의 이진영 PD는 "무속은 하나의 소재일 뿐이고, 초원이 운명을 극복하고 사랑을 완성해 가는 과정에 더 무게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금쪽'의 연출을 맡은 이상우 PD도 "서로를 미워할 수밖에 없는 상황 설정이지만 점차 사랑하게 되는 가족의 모습을 그릴 것"이라며 "세대·계층 간의 갈등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보여 주는 정통 홈 드라마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MBC―KBS 일일드라마 대회전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중견 연기자들이 벌일 '백가쟁명'식 대결. '왕꽃'에는 사미자 한혜숙 김용림 등 '인어아가씨'에 출연했던 중견 배우 외에 이영하 한진희 정애리 남일우 등이 대거 포진했다. '금쪽'도 백일섭 이덕화 김세윤 강부자 이효춘 양금석 김창숙 등을 기용했다.

MBC가 '왕꽃'을 통해 '뉴스데스크'의 시청률 동반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을 지도 관심 거리. KBS 뉴스9와 10% 안팎의 시청률 격차를 보이고 있는 뉴스데스크 시청률 상승의 선발대 역할을 해야 할 상황이다.

이대영 책임 프로듀서는 "보도국에서 직접 그런 말을 한 적은 없지만 회사 내에 기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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