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 반(反) 박근혜 그룹, 이재오 김문수 홍준표 의원 등 3선 3인방이 최근 회의를 갖고 19일로 예정된 대표 경선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이재오 의원은 "아무 권한 없는 이름뿐인 최고위원은 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고 했다. 박근혜 대표의 재신임이 유력한 상황에서 들러리가 되기 싫다는 뜻이다.이들의 출마 포기를 당 안팎에선 3인방의 완전 비주류 행보 선언으로 받아들인다. 3선급 의원들이 너도나도 명함을 내미는 상임위원장 후보에도 이들의 이름은 거론되지 않는다. 3인방이 애초부터 상임위원장 자리에 관심이 없었다지만 "원해도 지도부에서 시켜주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그만큼 지도부와 거리가 멀다는 반증이다. 심지어 홍준표 의원의 경우 본인이 잔류하길 원하는 정보위에서도 배제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최병렬 대표 체제하에서 '실세 3인방'으로 불렸던 이들이 박근혜 대표 체제하에서는 '오리알 3인방'이 된 셈이다. 19일 전당대회 이후 이들 3인방의 비주류 행보는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행정수도 이전, 김선일씨 피살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버스체험 같은 이벤트 정치나 하려고 하느냐"며 지도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이재오 의원도 최근 "당이 비판도 없고 토론도 없이 식물인간화하고 있다"며 날을 세운 바 있다. 당내 주류와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이들의 비판 강도는 점점 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향후 행보는 당내 역학 구도에 상당한 변수가 될 듯하다. 3인방은 박대표와 대권 경쟁을 벌이는 이명박 서울시장과 가깝다. 그래서 당안팎에선 심지어 "탈당하는 것 아니냐"는 등 억측마저 나오고 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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