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임모(여ㆍ24)씨는 다른 여성 동료들의 부러움 섞인 눈총을 받는다. 먹는 것을 보면 웬만한 남자 직원보다 양이 많은데도 모델 뺨치는 몸매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결을 물으면 “그런 것 없다”는 대답만하니 다른 여직원들의 얄미움을 받고 있다.많은 사람들이 먹는 양을 줄여도 살이 잘 빠지지 않고 다이어트에 성공해도 다시 찌는 요요현상 때문에 고민한다. 또 몸무게가 빠질 때는 지방뿐만아니라 근육도 일부 빠지고 찔 때는 지방만 쪄서 다이어트를 하기 전보다체질은 나빠지기 일쑤다. 나잇살이라고 불리는 중년의 살도 억울하기는 마찬가지. 이런 경우 “나는 원래 살 찌는 체질인가 봐”라며 자포자기하고만다. 과연 살찌는 체질이라서 그럴까?
먹는 양에 비해 살이 많이 찌고 다이어트한 뒤 요요현상이 심한 것은 바로개인과 상황에 따라 변하는 ‘기초대사량’ 때문. 결국 기초대사량을 늘리는 것이 다이어트 성공의 열쇠라는 얘기다.
- 생명 유지의 최소 에너지, 기초대사량
사람이 하루종일 쓰는 에너지는 기초대사량과 운동대사량, 식사성 열 발생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기초대사는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로, 두뇌, 심장, 내장기관 등에서 주로 사용한다. 숨을 쉬거나 혈액을 순환시킬 때 필요한 에너지가 바로 가장 대표적인 기초대사량 에너지다.
운동대사량은 말 그대로 움직일 때 쓰는 에너지. 식사성 열 발생이란 음식을 먹을 때 쓰는 에너지로, 소화를 위해 위장기관이 움직이고 영양소를 분해ㆍ흡수ㆍ저장하는데 사용된다. 이들의 관계를 잘 따져보면 다이어트의 길이 보인다. 기초대사량이 높으면 운동을 좀 덜하고 좀 많이 먹어도 기본적으로 소모되는 에너지가 많아 상대적으로 살이 덜 찐다는 것이다.
- 요요현상ㆍ나잇살 막으려면 기초대사량 관리를
요요현상도 기초대사량 관리 실패가 가장 큰 원인이다. 우리 몸은 생명유지를 위한 자기 방어체제를 갖추고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량을 줄이면 우리 몸은 ‘기아상태’를 선언하고 대비하게 된다. 첫번째 준비가 바로 생명유지에 필요한 기본 에너지인 기초대사량을 아껴 쓰는 것이다.
문제는 체중을 줄인 후 다시 정상적인 식사를 할 때 이미 낮아진 기초대사량이 쉽게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다이어트 하기 전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남아돌아 오히려 체중이 늘어나 다이어트를 안 하느니 못한결과가 빚어진다.
나잇살도 기초대사량과 무관하지 않다. 기초대사량은 일반적으로 성(性),나이, 키, 체표면적, 지방 분포량, 조직량 등에 따라 달라진다. 남성의 기초대사량이 여성보다 9% 정도 높고 같은 체중이라도 키 크고 마른 사람이작고 뚱뚱한 사람보다 높다. 근육량이 많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기초대사량이 높다.
나이 들면 근육과 뼈의 힘이 눈에 띄게 약해진다. 성장호르몬과 여성호르몬(여성의 경우)이 감소하기 때문인데, 이 호르몬이 줄어들면 근육량이 떨어지면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늘고 지방이 복부로 모이게 된다. 기초대사량은 해마다 1%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나이가 들면체력이 쉽게 떨어져 활동량과 운동량이 모두 줄게 마련이다. 이런 이유로제아무리 몸짱이라도 나잇살은 피해가기 어렵다.
- 균형 잡힌 식사와 운동이 최선책
현대인은 생활 패턴상 아침을 소홀히 하고 점심과 저녁을 폭식하게 되는데, 이런 식습관을 가지면 신체는 열량소모를 최대한 억제하고 지방을 체내에 저장하게 된다. 오랫동안 이런 식습관을 지속하면 체내 저장 지방이 늘고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비만체질로 변한다.
기초대사량이 낮아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하지만 이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초대사량에 영향을 미치는 근육량은 성장호르몬과관계가 있으므로 이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면 된다. 이를 위해 1주일에 200g씩 3회 정도 수육을 먹고 하루에 토마토를 1~2개 정도를 먹으며 평소 등푸른 생선과 조개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하루에 잣 20알이나 호두 1~2개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제때 식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에게 알맞은 식사량을 규칙적으로 섭취하고 식단은 영양학적으로 부족함이 없도록 다양하게 구성한다. 비타민과 미네랄, 질 좋은 단백질 식품을 골고루 충분히 섭취하고 에너지를 방출하는 적당히 매운 음식(고추 등)을 먹는 것도 좋다. 식사를 거르거나 너무 적게 먹지 말고 과식ㆍ폭식을 삼간다.
운동은 기초대사가 일어나는 근육량을 늘려주므로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데꼭 필요하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1주일에 3회 이상 하는 것을 습관화하자. 평상시에도 계단 이용하기, 가까운 거리 걷기 등으로 활동량을 늘리도록 한다.
기초대사량이 떨어진 상태에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승산 없는 싸움을 하는 것과 같다. 요요현상을 부추기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다이어트를 계획할 때에는 자신의 식생활과 운동량을 고려해 칼로리를 너무 줄이거나 영양소 결핍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체중조절클리닉 임윤정 교수, 분당차병원 양윤경 임상영양사>도움말=강남베스트클리닉>
■기초대사량을 늘려주는 식품
먹는 것을 좋아해 번번이 다이어트에 실패한다면 기초대사량을 높여줘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음식을 위주로 식단을 꾸며보는 것이 좋겠다.
▲ 미역
미역에는 요오드가 풍부해 갑상선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출산 후 미역국을 먹는 것도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몸 속 찌꺼기들을 밖으로 배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또 변비를 예방하는 일긴산이 배변활동과 소화를 도울 뿐만 아니라 칼로리가 적으면서 쉽게 포만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 다이어트에도 좋다.
▲ 마늘
마늘은 수용성 탄수화물, 단백질, 섬유소와 알린, 알리신 같은 기능성 성분으로 구성돼 있으며 강한 향을 내는 자극성분은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데큰 효과가 있다. 또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땀 분비를 활발히 해 혈액순환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기초대사량을 높여준다. 마늘 속의알리티아민, 크레아틴은 기운을 돋우고 근육의 양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준다.
▲ 아스파라가스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아사파라긴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식품이다. 아스파라긴산은 불쾌할 정도로 강력한 이뇨작용을 유발하며 특히 당근과 함께먹으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차로 만들어 마시면 몸의 부종을 가라앉히는 데도 효과적이다.
▲ 매실
매실은 인체의 혈액을 약알칼리성으로 만들고 체내의 에너지 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불필요한 성분을 분해하는 구연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식품이다. 구연산의 신맛은 위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건위, 정장효과도 있다.
▲ 대두
콩 단백질은 에너지대사를 항진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우유나 육류 등 동물성 단백질에는 없는 효과다. 이 밖에 콩에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레시틴이라는 인지질이 함유되어 있어 전반적으로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이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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