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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거품 빼면 '국보법 열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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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거품 빼면 '국보법 열쇠' 있다

입력
2004.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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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는 모든 것을 걸고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또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국보법이라는 걸림돌은 이제 제거하고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두 사람이 국가보안법 개폐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면서 국민이 대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 경제와 민생이 화급한 이 때에 이 혼란은 결코 합당하지 않다. 끝장을 보겠다는 식의 이런 혼란은 수습되고 정리돼야 한다.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합리와 이성의 회복이다. 국가보안법 논쟁을 보다 차분하고 냉정하게 진행해야 한다. 보안법 폐지가 한 정파나 세력의 정치적 승리로 치부될 수 없으며, 또 그 유지가 지선이 될 수도 없다. 보안법 문제의 핵심은 독재유지의 수단이나 인권 탄압의 장치들로 동원된 규정들을 고치자는 데 있다. 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우리 체제를 지켜내고 헌법이 규정하는 국가정체성을 지속시켜야 한다는 국민의사도 적극 상기해야 한다.

보안법 유지를 주장하는 한나라당이나, 폐지를 내건 열린우리당도 이를 부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논의는 올바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박 대표가 “국보법을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개정하겠다”고 한 것이나, 이 의장이 “집권여당으로서 국민들이 안보를 조금도 염려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것이 액면으로 봐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이를 바탕으로 국민을 위한 논의를 하고, 여기에 정치적 거품을 걷어내는것이 필요하다.

혼란이 비롯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일방폐지론 때문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보수원로들의 시국선언도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이 위기에 이념대결은 소모적이고 파괴적이다. 국정의 중심을 바르게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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