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급 30% 외부영입$콜센터도 설치*국과장 평가서 하위 10%는 보직 안줘
‘행정고시 체제와 순혈(純血)주의의 타파, 콜센터(call center) 신설, 인사평가 하위 10% 국·과장은 보직 제외 ,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라운드테이블’제 도입….’
재정경제부는 15일 용인 대한생명 연수원에서 전 직원의 3분의1인 2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혁신 워크숍’을 갖고 이 같은 방안을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
행시 기수로 다져진 단단한 인맥과 막강한 권력 행사로 ‘모피아(MOFIA·옛 재무부의 영문 약자와 마피아를 합친 말)’라는 별명을 얻은 재경부가 스스로 이류부처 전락의 위기감 속에 변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모은 것이다.
정부 혁신은 노무현 대통령이 올해 최우선 국정과제로 꼽은 것으로, 리딩 부처인 재경부의 움직임은 여타 부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워크숍에 참석한 직원들은 기존의 폐쇄적 조직 운영과 시험 중심의 채용, 과중한 업무로 인한 조직의 피로도 누적 등으로는 정책 품질과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에 공감대를 표시했다.
재경부는 우선 특유의 엘리트주의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으로 전직급의 30%까지 외부 채용을 확대하기로 하고, 외부 전문가가 유용한 실·국부터 계약직을 특채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거시경제를 총괄하는 경제정책국에는 민간 경제연구소 연구원을 스카우트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다.
또 윗사람이 일방적으로 아랫사람을 평가해 온 시스템을 바꿔 아랫사람도 윗사람을 평가하고, 동료들끼리도 점수를 매기는 다면평가 시스템을 상시 운영키로 했다. 보직을 받지 못하는 하위 10% 국·과장에게는 교육 등 재충전 기회를 주기로 했다.
재경부는 이와함께 콜센터 기능을 하는 정책상황팀을 설치, 민원 처리는 물론 국회 요구자료나 회의자료, 강연원고 작성 등 반복적·일상적 업무를 도맡아 처리하도록 해 일선 부서는 정책생산에 매달릴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각 실·국이 산더미 같은 ‘숙제’에 치여 정책기능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콜센터는 또 정책정보를 수집해 장·차관에게 상시적으로 보고하고 정책 아젠다를 개발하는 기능도 갖게 된다.
이밖에 거시경제팀, 부동산기획팀, 정책상황팀 등 환경변화가 빠른 분야에 팀제를 도입, 결재단계를 6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하고, 종합검토가 필요한 정책 결정을 위해 장·차관과 주요 간부가 참석하는 라운드테이블제를 도입키로 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재경부의 혁신 움직임은 환영하지만 외부 채용을 다소 확대한다고 해서 모피아 특유의 문화와 비효율이 개선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행시 제도의 완전 폐지와 같은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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