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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모레 출시/ SM7, 중형차야? 대형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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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모레 출시/ SM7, 중형차야? 대형차야?

입력
2004.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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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대표 제롬 스톨)가 다음달 1일 ‘고급 대형 세단’으로 선 보일 ‘SM7’이 중형차 논란에 휩싸여 출발 전부터 삐걱대고 있다. 지난해 2월 출시된 일본 닛산의 중형차 모델을 들여와 대형차로 둔갑시켰다는 게 일부 네티즌의 주장이다. 자동차 업계도 배기량 2,300㏄와 3,500㏄ 두 모델이 나오는 SM7의 경우, 주력은 2,300㏄가 될 수 밖에 없어 기존 대형차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긴 힘들 것이라는 반응이다.SM7 중형차 논란은 SM7의 차체가 기존의 중형차 보다도 작다는 데서 비롯됐다. 실제 SM7의 전폭(차량 넓이)은 1,765㎜로 중형차의 대명사인 현대차 쏘나타(1,830㎜)와 GM대우 매그너스(1,815㎜) 보다 좁다. 현대차 에쿠스 1,870㎜, 쌍용차 뉴체어맨 1,825㎜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전?차량 길이)도 4,945㎜로 5,000㎜가 채 안 된다. 이는 현대차 그랜저 XG(4,875㎜)보다는 길지만 에쿠스의 5,190~5,120㎜, 뉴체어맨의 5,435~5,135㎜보다는 짧다. 특히 SM7의 전장이 기본 모델인 닛산 티아나의 4,770㎜보다 다소 길어진 것은 일본 모델에는 없는 앞 뒤 범퍼를 부착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부 네티즌은 자동차 관련 사이트에 "일본의 구형 중형차 모델을 비싼 로열티를 주고 가져오는 통에 무리하게 대형차 가격을 받으려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박의 글도 이어지며 인터넷 논쟁이 한창이다.

배기량도 논란이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배기량이 800㏄미만이면 경차, 1,500㏄미만은 소형차, 2,000㏄ 미만은 중형차, 2,000㏄ 이상이면 대형차다. 따라서 2,300㏄와 3,500㏄인 SM7의 경우 법적으론 대형차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의 관행상 대형차는 통상 3,000㏄ 이상이라는 점에서 2,300㏄가 주력인 SM7을 대형차로 보기는 애매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로 큰 배기량이 얼마냐가 아니라 주력 차종의 배기량이 중형차와 대형차를 가르는 기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 중형차로 분류되는 쏘나타가 2,000㏄와 2,400㏄, 매그너스가 2,000㏄와 2,500㏄로 판매되고 있다는 점도 2,300㏄의 SM7을 대형차로 보기 힘든 대목이다.

이에 따라 SM7이 대형차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긴 힘들 것이라는 게 경쟁사의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그랜저XG 후속 모델(프로젝트명 TG)이 4~5개월 후면 출시되는 상황에서 크기나 배기량 등에서 중형차와 구별되지 않는 SM7을 사려는 대형차 고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TG는 쏘나타의 ‘쎄타엔진’보다 한 수 위인 람다 엔진이 장착되는 데다 전혀 새로운 풀 체인지 모델이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대기 고객들이 늘고 있다.

중형차 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한 관계자는 "쏘나타의 아성과 매그너스의 가격 경쟁력을 감안하면 SM7은 중형차 시장에서도 힘겨운 전쟁을 치러야 할 것"이라며 "전통적인 비수기인 12월에 신차를 내는 것도 다소 위험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차는 "SM7을 2,300㏄와 3,500㏄로 내는 것은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며 "가격대도 다양하게 제시, 중대형과 대형차 시장을 함께 아우르는 전략 모델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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