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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러-서방 우크라 갈등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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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러-서방 우크라 갈등 왜?

입력
2004.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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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미국·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거센 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총칼만 들지 않았을 뿐 동서 냉전을 방불케 한다. 우크라이나 내부도 동서로 반 토막이 난 상태다.이는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중요성, 민족적 배경 등에서 1991년 독립 이후 줄곧 예고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선 우크라이나는 동서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정치 경제 군사적 요충지다.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은 올해 발트3국과 동유럽국가를 동참시키며 러시아의 북·중유럽 진출을 봉쇄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발칸반도 및 중동 진출 통로인 우크라이나까지 서구 영향권에 편입하면 최근 석유 자원을 토대로 옛 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러시아의 숨통을 죄는 의미가 있다.

러시아 입장에선 우크라이나가 서구의 동방 진출을 막을 최후의 보루다. 동유럽 국가의 잇단 서구 이탈로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가 된 것이다. 또 그루지야 몰도바 아제르바이잔 등 흑해 카스피해 카프카즈 지역 국가도 이미 친 서방, 친 이슬람 노선으로 돌아서 있어 우크라이나를 잃으면 러시아는 역내 패권은 물론 막대한 석유와 천연가스 통제권까지 잃을 수 있다.

러시아와 미국 EU는 실제로 올해 우크라이나의 667㎞ 송유관 이용 문제를 둘러싸고 이미 한 차례 갈등을 벌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슬라브족의 맏형을 자처하는 러시아의 민족적 자존심까지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8~9세기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중심으로 성립한 키예프공국에 한 뿌리를 두고 있으며, 구 소련 당시 벨로루시와 함께 ‘슬라브 3국’으로 통하며 전략 핵 미사일 기지와 흑해 함대 모항이 배치되는 등 핵심 공화국 역할을 했다.

특히 러시아에 19세기 병합된 우크라이나 동부는 러시아어를 쓰고 러시아정교를 믿는 등 한 몸이나 다름없다. 동부 출신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는 러시아 이중국적 인정을 공약으로 내걸기까지 했다.

그러나 서부는 동부와 전혀 다른 민족적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서부는 16세기 이후 폴란드와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지배를 받아 중부유럽과 유대감이 크고, 우크라이나어를 쓰고 우크라이나 가톨릭을 믿는 등 반러 민족주의 정서가 강하다.

우크라이나 가톨릭은 교황을 수장으로 인정하되 그리스정교 종교절차를 따르는 것이 특징이다. 2차 대전 때는 독일군을 해방군으로 환영하기까지 했으며, 미소간 줄긋기로 소련에 편입된 후에도 50년대 중반까지 반소 무장 투쟁을 벌였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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