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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김치, 우리는 떳떳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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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김치, 우리는 떳떳한가

입력
2005.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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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문제에 관한 한 중국의 대응은 유치한 수준을 넘지 못했다. 우리가 중국 김치에 했던 것과 똑 같은 방식으로, 중국은 한국산 10개 품목에서 기생충 알을 찾아내 수입을 금지시켰다. 중국의 발표대로 실제 일부 국산 제품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 하더라도 ‘눈에는 눈’ 식의 무역보복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거명된 김치 업체들도 황당하다는 표정이다.

하지만 이번 일을 중국의 치졸한 보복쯤으로 간단히 넘길 수는 없는 일이다. 중국이 왜 이렇게까지 했느냐를 진지하게 성찰해 봐야 한다. 중국의 불만은 ‘중국에서 한국으로 수출되는 김치는 대부분 한국인이 만드는 제품인데 왜 중국산 전체를 매도하느냐’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중국에서 김치를 만들어 한국에 수출하는 업체는 160여 곳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인이 운영자다. 또 대부분 한국인 무역업자의 요구대로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요구라는 것이 별다른 게 아니다. 바로 가격이다. 무조건 싼 가격이 최고 선이다.

생산업자건 수입업자건 심지어 국내 식당 주인들까지 가격만 낮출 수 있으면 품질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김치 파동 이후에도 중국산 김치를 사려는 식당이 오히려 더 늘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중국에서 김치를 수입하는 일본에서 위생 문제로 잡음이 나온 적이 없다는 사실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 중국이 아니라 우리에게 있음을 보여준다.

질문을 잘 못 하면 엉뚱한 답이 돌아오게 마련이다. 지금 우리는 ‘정말 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나왔을까’를 궁금해 하고 있다. 하지만 궁금증의 초점은 중국산 김치든 국산 김치든 ‘기생충 알이 왜 나왔을까’에 맞춰져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답이 나오는 것 아닐까.

산업부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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