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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환율 100원 하락땐 2조원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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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환율 100원 하락땐 2조원 손실

입력
2006.01.0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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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원ㆍ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국내 수출 주력 기업들에 ‘환율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상반기 이미 환율하락의 충격파를 경험했던 수출 주력 기업들은 올해도 환율하락을 예상, 기준환율을 달러 당 1,000원 안팎으로 낮춰 잡은 상태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 사업전략 수정 검토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환율하락은 전자 반도체 자동차 등 우리 수출 주력 업종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전체 매출액 중 85% 이상이 수출에서 나오는 삼성전자는 올 예상 환율을 950~1,000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원화 가치가 100원 절상될 때마다 2조원 안팎의 손실을 보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달러화 채권은 빨리 팔고 부품은 달러로 매입하는 등 인풋과 아웃풋을 일치시키는 매칭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또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결제통화 다변화, 달러화 자산 축소 등을 통해 환율 변동의 영향을 최소화해 나가기로 했다.

올 연평균 환율 전망치를 950원으로 잡고 경영계획을 수립한 LG전자는 현재 사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금융관리위원회에서 외환시장 모니터링과 환 헤징(Hedgingㆍ가격변동 및 환 위험을 피하기 위해 행하는 거래) 전략을 수립, 매일 환율을 점검하고 있다.

환율 변동 위험을 없애기 위해 수출대금을 결제할 때 환율을 미리 고정시킨다는 것이다.

LG전자는 환율이 100원 하락할 때마다 4,000억원 정도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결제통화 다변화, 외화 지출 시기 조정 등 환리스크 증폭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달러 당 950원의 환율을 예상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는 제품 현지화 전략을 확대하고 비(非) 달러 지역에 대한 수출을 늘리기로 했다. 또 수익이 많이 나는 모델 판매를 확대하고 유로 결제비중을 높이는 한편 달러표시 부채 비율을 적정선으로 유지 하는 등 환 관리에 나섰다.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거나 특성상 외화 부채가 불가피한 정유와 철강, 조선, 항공, 해운업 등은 상대적으로 환율하락에 따른 환차익이 기대되지만 환율하락이 장기화하거나 하락 폭이 너무 클 경우 소비감소나 경쟁력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환율이 1원 떨어지면 48억 달러의 외화 부채를 갖고 있는 대한항공은 48억원, SK㈜는 18억원의 환차익이 발생한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크게 하락했지만 지금은 원ㆍ달러에다 원ㆍ엔 환율 하락까지 겹쳐 수출 물량 감소에 따른 기업들의 수출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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