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6일 2003년 외환은행 매각을 둘러싼 의혹 해소방안, 미국계 론스타 펀드의 외환은행 재매각 문제 등을 놓고 날카롭게 맞섰다.
2003년 매각과정에서의 의혹에 대해서는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키로 합의했지만, 야당의 검찰 수사 요구가 여전한데다 진행 중인 론스타의 재매각 작업 중단 주장도 적지 않았다.
국회 정무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2003년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매각된 과정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들을 해소하기 위한 감사청구안을 만장일치로 가결시켰다. 그간 열린우리당의 감사원의 감사 주장에 대해 검찰 수사를 요구하며 맞섰던 한나라당이 감사청구안을 제출하자 우리당이 지체 없이 수용한 것이다.
청구안을 대표 발의한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외환은행이 객관적 자료나 근거도 없이 대주주인 정부의 주도하에 부실금융기관으로 전락해 론스타에 헐값에 매각됐다”며 정부의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전망치 조작과 당시 외환은행 고위 임원에 대한 론스타측의 거액 보상 의혹 등을 규명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논란은 감사청구안 처리 후에도 계속됐다. 재경위 문서검증소위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ㆍ민주노동당ㆍ국민중심당 등 야4당이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보고서 채택을 주장해 여야가 거친 입씨름을 벌였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잠정 중단할 것인지를 두고도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우리당은 정치적인 이유로 매각을 중단시킬 경우 대외신인도 하락과 함께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을 들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우제창 제3정조위원장은 “외환은행 매각과정에 대한 의혹은 아직 의혹 제기 수준에 불과하다”며 의혹을 근거로 한 매각중단 주장에 반대했다.
반면 야4당은 즉각적인 재매각 중단을 요구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과정 의혹 뿐 아니라 론스타의 탈세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론스타의 대주주 지위가 박탈될 수도 있다는 점이 논거였다. 이목희 김영춘 박영선 등 우리당 의원 8명도 최근 공동성명을 통해 매각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윤증현 금감위원장은 “매각 절차를 중단시킬 만한 법적 근거가 없다”며 “지금처럼 열린 세상에서 우리 정부나 정치권이 외국인 대주주에게 재매각 중단을 요구할 경우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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