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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후보들, 매도 먼저 맞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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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후보들, 매도 먼저 맞는게…

입력
2006.05.0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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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로 막아야 할지도 모를 일, 호미로 막자.”

5ㆍ31 지방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여야 후보들의 선수 치기식 약점 차단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자신의 약점이나 논란 소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 먼저 사과하거나 인정해버려 파문의 확산을 막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는 3일 TV토론회에서 민주당 박주선 후보에게 공개적으로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박 후보가 자신의 ‘3번 구속, 3번 무죄’경력을 화제로 삼자, 강 후보가 “박 후보가 세번째 무죄판결을 받았을 때 내가 법무장관이었다.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강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도 아닌데 강 후보가 먼저 한 말이다.

강 후보의 선(先) 사과는 선거 캠프 내 논의를 거쳐 나온 것이라는 후문이다. 박 후보가 강 후보의 법무장관 경력을 자신의 ‘3번 구속, 3번 무죄’와 연결시켜 공격한다면 득 될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사소한 듯 보이지만, 박 후보가 끈질기게 문제 삼는다면 곤혹스러워 질 수도 있는 문제였다.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도 비슷한 대응을 했다. 고가의 헬스클럽 회원권 보유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오 후보는 “회원권이 4,000만원짜리인데 보증금 성격이고, 부부 회원권으로 1인당 월 평균 13만원 정도다. 건강관리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며 상세히 해명했다. 이리 저리 변명하느니 있는 그대로 털어놓는 게 낫다는 생각인 듯 했다.

오 후보는 보안사 근무 전력에 대해서도 “사법시험에 붙은 뒤 단기장교로 3년간 의무복무 했다”며 “보안사는 비밀 유지가 필요하거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일을 단기 근무자에게 맡기지 않는다”고 문제될게 없음을 강조했다.

우리당 진대제 경기지사 후보는 아킬레스 건이 될 수도 있던 장남의 병역문제를 ‘장남의 입대’로 넘어섰다. 미국국적으로 병역을 면제 받았던 장남이 한국국적을 회복해 군에 가기로 한 것이다. 진 후보는 “아들 스스로 한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결과적으로 큰 논란거리를 차단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도 ‘변절자’라는 일각의 비판에 ‘전향론’으로 정면 대응하고 있다. 급진 노동운동가였던 그가 보수 정당의 주축이 된 데 대한 비판이 나오자, 김 후보는 “동구권 사회주의 붕괴를 보고 뼈를 깎는 연옥을 거쳐 사상전환을 했다. 당시의 좌편향에 대해 반성했다”고 고백한 것이다. 반성하고 생각을 바꿨다는데 더 이상 무슨 공격거리가 있겠느냐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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