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익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발언을 통해 정치권 금품로비의 전위대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의사협회 산하조직 한국의정회(의정회ㆍ회장 박희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정회는 1970년 설립된 ‘대한의정회’가 전신이다. 99년 의약분업을 거치면서 좀 더 명확한 정치적 목소리를 내자는 취지로 2001년 한국의정회로 이름을 바꾸고 조직을 정비했다.
전신을 포함해 37년 역사를 지닌 셈이다. 의사협회는 출범 때부터 산하단체로 인정하고 있지만, 협회 정관상 설립 근거는 없다. 임의단체인 셈이다. 의정회 회장은 의사협회 회장의 제청으로 시ㆍ도의사회 회장단에서 선출한다.
의정회는 자체 규약에서 ‘보건의료정책 및 대국민 홍보사업 등을 측면 지원함으로써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한다’고 설립 목적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인 목적은 의사들의 정치세력화에 두고 있다.
의정회는 2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 올해 사업방향으로 ‘3D 전략’을 내세우는 등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선언했다. 3D는 ‘Doctor(의사의 이름으로), Doctrine(바른 의료정책으로), Demonstration(단결된 행동으로)’을 의미한다.
의정회는 구체적인 사업계획도 발표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의 대선후보 간담회와 함께 각 당 대선후보 토론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의사협회에서 국회의원 후보를 뽑아 2008년 총선에 내세우겠다는 야심찬 계획까지 세웠다.
하지만 의정회의 이 같은 음성적인 정치활동과 불투명한 회계 처리에 대해 의사협회 내부의 불만도 적지 않다. 회계와 회무에 대한 감사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공금유용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서울시의사협회 소속 회원은 “장동익 회장이 의정회 회장 겸직 당시 공금을 횡령했다”며 지난해와 올해 초 두 차례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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