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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 징계' 내부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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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 징계' 내부반발 확산

입력
2007.08.28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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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순 경찰청장이 5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사퇴를 요구한 황운하(45ㆍ총경) 경찰종합학교 총무과장의 중징계(정직 해임 파면)를 징계위원회에 요구한 것과 관련, 경찰 내부의 반발이 본격화 하고 있다.

황 총경은 당시 이 청장이 고교 동창인 한화증권 유시왕 고문과의 접촉 사실을 감추고, 수사 라인의 경찰 간부들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넘기면서 불거진 ‘청장 사퇴 정국’에서 내부통신망과 언론 접촉을 통해 이 청장 퇴진을 공개 요구했다.

황 총경 공개반발에 술렁이는 경찰

이 청장이 중징계를 요구했다는 사실을 공개해 스스로 반발의 불을 붙인 황 총경은 27일 라디오 방송에서 “이 청장이‘귀에 걸면 귀걸이’식의 모호한 복무 규율을 무리하게 꿰 맞춰 징계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15만 거대 경찰 조직의 수장이 듣기 거북한 의견을 포용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보복하려 한다”며 “수뇌부도 5월에는 사퇴론을 ‘조직 발전을 위한 충정으로 이해한다’고 해놓고 이제와 중징계에 동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찰 인터넷 커뮤니티인 ‘폴네티앙’도 징계위가 열리는 29일을 ‘황운하 데이’로 정해 온ㆍ오프 모임을 열기로 했다. 전ㆍ현직 하위직 경찰 모임인 무궁화클럽은 “일부 수뇌부의 잘못을 용기 있게 지적한 데 대해 보복성 징계를 하는 것은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주장했다.

경찰대 총동문회도 월례 정기모임을 31일에서 29일로 앞당기기로 했으며, 황 총경 동기들은 조만간 별도 모임을 가질 계획이다. 총동문회 관계자는“징계위 결정에 대해 동문회 차원에서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내분으로 비화될까

일부 경찰의 반발은 수사권 독립 문제와 관련해 이 청장에게 쌓인 불신감의 표출 성격이 강하다. 전임 허준영 청장 때만 해도 조직 차원에서 밀어붙였던 수사권 독립 문제가 이 청장 취임 이후 수면 아래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특히 한화 사건과 관련, 경찰 비리 의혹 수사를 검찰에 넘기자 ‘경찰을 검찰에 팔아먹었다’‘수사권 독립은 물 건너 갔다’는 등 이 청장 사퇴 요구가 폭발했다.

더 큰 갈등으로 번질 지는 미지수다. 경찰은 고시와 간부후보, 경찰대, 순경 공채 등 출신이 제각각 이어서 한 목소리를 내기 힘든 구조인 데다 상명하복의 조직 문화를 벗어난 집단행동을 한 경우가 거의 없다. 경찰대 총동문회는 5월 ‘모임’이 언론에 노출되자 취소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게시판도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 같지만 자주 글을 올리는 경찰은 수십명 수준”이라며 “황 총경이 여러 차례 수뇌부를 직접 겨냥한 만큼‘일벌백계’차원에서 반드시 중징계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준현 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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