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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의 MU 청사진 '맹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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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의 MU 청사진 '맹탕'

입력
2007.10.26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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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지중해연합’(Mediterranean Union.ㆍMU)을 출범시키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내용이 애매하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비판이 잇따르면서 이번 발표 역시 지중해연합 출범을 위한 ‘군불 때우기’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23일 모로코 탕헤르에서 가진 연설에서 “내년 6월 파리에서 지중해 연안국 정상들을 초청해 국제회의를 열고 지중해연합의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중해 연안국 외에도 관심 있는 국가들의 옵저버 자격 부여 ■출범 후 문화적 차이 극복, 종교분쟁 종식, 빈부격차 해소 위한 협력 강화 ■내년 6월 회의에서 10개의 구체적인 프로젝트 제시 등을 언급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지중해연합이 에너지, 교통, 문화, 교육 등의 전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실용적인’ 기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중해연합은 EU와 상호 역할을 보완하기 위해 EU 집행위원회와 연계활동을 벌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르코지의 계획에 대해 언론과 정가에서는 ‘알맹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는 24일 보도에서 “그의 연설 중 분명했던 것은 ‘지중해 연안국은 어떤 국가라도 (지중해연합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가 제시한 계획으로는 지중해연합 출범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중해연합의 출범의 가장 큰 난관으로 지적되는 점은 20개국에 이르는 연안국간 이해가 너무 복잡하다는 것. 이스라엘과 시리아, 터키와 키프로스 등의 갈등 외에도 튀니지와 이집트의 권위주의 정권이 들어서 있어 모든 국가를 아우르는 구체적인 규정을 도출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중해연합의 출범을 가속화하기 위해 사르코지가 모든 국가들을 참여시켜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파리 외교가에서는 EU의 모태가 유럽 6개국이 창설한 석탄철강공동체라는 사실을 들며 스페인, 모로코 등 연합 구성에 호의적인 지중해 서안 국가들을 중심으로 연합을 출범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지중해연합의 출범에 걸림돌인 터키와 아랍 국가들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추후에 논의하자는 것이다.

참여국간 ‘부정적인 어젠다’가 산재해 있다는 점도 문제다. 유럽 국가들은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유입되는 불법 이민과 테러 문제에 민감하다. 경제수준의 격차로 인해 지중해연합의 재정을 어떻게 확보할 건인지도 사르코지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 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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