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13일 대구 재래시장에서 시민들을 만나던 중 계란 세례를 받았다. 또 이날 이 총재를 공기총으로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던 범인도 검거됐다. 이 전 총재에 대한 테러 위협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3시15분께 이 전 총재가 지역민심 대장정의 일환으로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 시장 통로를 지나던 중 S대부업체 직원 이모(32ㆍ대구 수성구 시지동)씨가 갑자기 달려들어 달갈을 던졌다. 이씨는 미리 준비한 달걀 4개를 던졌는데 이 중 1개가 이 전 총재 옆에 서 있던 여성 몸에 맞은 뒤 껍데기와 내용물 등 파편이 이 전 총재 오른쪽 이마에 튀었다.
이 전 총재는 현장에서 한 지지자가 준 모자를 쓴 채 근처 상가연합회 사무실로 들어가 10여분간 안정을 취한 뒤 다음 일정을 계속했다.
이씨는 현장에서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그는 "이 전 총재를 지지해왔는데 경선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재출마해 실망이 컸다"며 "한나라당 당원은 아니고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진술했다.
이 전 총재는 "계란을 던진 사람도 애증에 의해서 그렇게 했다고 생각한다"며 "철저히 조사를 하되 처벌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상공회의소 강연장에서는 "조금 전 '계란 마사지'를 하고 왔다"고 여유를 보였다. 이 전 총재는 측근들이 방탄조끼 착용을 건의하자 "죽으면 죽는 것이다. 그것이 운명이다"고 강한 의지를 보이며 이를 뿌리쳤다는 전언이다.
한편 이 전 총재 선거사무실에 12일 오후 '공기총으로 이 전 총재를 쏴 죽이겠다'는 협박 전화가 걸려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날 전화번호 발신지 추적으로 용의자 성모(45ㆍ노동ㆍ대전 대덕구)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압수수색 결과 총기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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