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교육 당국이 초중등 학생들의 수학 실력 향상을 위해 비상을 걸었다. 최근 발표된 학업성취도 국제 비교연구(PISA)에서 15세의 미 학생 수학 성적이 비교 대상 국가들 가운데 하위권에 머문 것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
특히 미국의 초등학교는 학생에게 저학년 때부터 대수학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가르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학습지를 활용해 수학에 쉽게 적응토록 함으로써 초등학교 3학년이면 방정식을 풀 수 있어야 한다는 구체적 목표까지 제시하고 있다.
최근 미 교육부와 국립과학재단이 주최한 한 세미나에서 버몬트 주립대학의 케네스 그로스 교수는 “수학의 모든 것은 초등학교 때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할 정도로 수학 조기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고등학교에서 가르치던 기초 대수학이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둔 중학교 수학 과정에 포함되고 초등학교에서도 단순한 덧셈이나 뺄셈 연습을 넘어 수식을 통한 연산 능력을 기르는 쪽으로 교육 흐름이 바뀌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학생들의 수학 실력 향상을 위해서는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자질 향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한층 강조되고 있다.
특히 6개국 중학 수학 교사들의 대수학 실력을 평가한 별도의 연구 결과 한국과 대만이 최고점을 기록한 데 비해 미국이 최하위에 머문 점이 미국 교육계에 큰 위기의식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기존 교사들에 대한 재교육이 역점 사업이 됐다.
버지니아 공대 등 초ㆍ중등 교원을 위한 석사학위 과정이 있는 대학에서 수학한 교사들은 원래 직장으로 돌아가 동료들에게 큰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됐다. 재교육을 받은 교사들이 있는 학교의 학생들이 다른 학교에 비해 수학 성적이 나아졌다는 조사도 나왔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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