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 지사가 지난 2일 경기 부천상공회의소에서 주최한 신년인사회에서 "일제식민지가 안 됐다면(중략) 오늘의 성공한 대한 민국이 있기 힘들었다"고 발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우리 대한민국은 위기를 통해서 기적을 이룬 나라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우리 대한민국이 일제 식민지가 안 됐다면, 그리고 분단이 안 되고 통일이 되어 있었다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과연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었을까. 저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라가 망하고 식민지가 되고 분단이 되고 그리고 참혹한 전쟁이 있었기에 오늘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나라없는 서러움이 무엇인지, 그리고 북한과의 경쟁에서 이기지 않으면 다 공산화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4일 대변인실을 통해 "위기 때마다 우리 국민은 열망을 가지고 위기를 극복해왔음을 강조한 것일 뿐 식민지 생활과 분단이 오늘의 발전을 가져왔음을 말한 것이 아니었다"며 "일부 언론에서 이를 강조하느라 앞뒤 문장은 빼고, 왜곡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지사측은 또 "일부 언론의 경우 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인사들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일제망령과 식민사관에 물든 매국적 망발"이라고 고의적으로 왜곡 보도하고 있다며 이를 보도한 언론사와 해당 기자를 상대로 강하게 맞대응하고 나섰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김 지사를 강력히 비판했다.
부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일제 망령과 식민사관에 물든 뉴라이트적 악취가 풍기는 매국적 망발"이라면서 "어떤 전쟁도 정당화될 수 없는데 '통일이 되어 있었다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이라는 적절치 못한 비유는 반평화적 망발로서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한강의 기적이 바꿔 말해 곧 식민지배의 축복이냐"고 반문했다
이날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던 일부지역 인사와 정치인들은 "도지사로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매우 당황했다"고 전했다. 인사회에는 부천지역 한나라당 소속 이사철(원미을), 임해규(원미갑), 차명진(소사) 국회의원과 지역 시·도의원, 지역 경제인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