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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주민들 "땅굴 투자로 깡통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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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주민들 "땅굴 투자로 깡통찼네"

입력
2009.10.08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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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 4,000여명이 무려 5억달러의 투자 손해를 입은 대형 경제사고가 발생해 이 지역을 지배하는 하마스의 통치기반 마저 흔들리고 있다고 6일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건설한 높은 장벽으로 둘러쌓여 인구 140만명이 살고 있는 가자지구에서 가장 번창한 사업은 땅굴을 통한 밀수사업이다. 특히 2007년 6월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교역을 완전히 봉쇄하면서 밀수 사업이 더욱 커져 모두 800~1,000개의 땅굴이 건설됐다.

땅굴은 보통 장벽 밑 15m 깊이에 76m 길이로 굴착해 이집트와 연결되는데 1개당 10만 달러의 건설비가 소요된다. 여기에 하마스에게 지불하는 일종의 땅굴 면허비용 2,950달러가 추가된다.

밀수업자들은 매달 투자비의 10%의 이윤배당을 약속하고 이 비용을 중개인들을 통해 가자주민들로부터 거둬들였다. 이 같은 고수익 약속에 혹해 주민들은 1인당 1만달러에서 수십만달러까지 투자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 이스라엘 군이 밀수땅굴을 집중 폭격, 파괴하면서 졸지에 사업기반과 복잡한 투자네트워크가 붕괴된 것이다.

피해자가 속출하자 하마스는 밀수 사업자들과 투자중개인 200여명을 체포했으나 대부분 풀려나 손해를 입은 투자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하마스는 대표적 밀수업자들을 압박해 투자금액의 16.5%씩을 반환하도록 하고 있으나 불만이 가라 앉지 않고 있다.

가자의 한 경제학자는 "가자의 경제규모를 봤을 때 이번 투자손실액은 650억달러 손실을 초래한 미국 메이도프의 금융사기 보다 주민들에게 더 큰 충격"이라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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