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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용씨 후배 작가 20명과 만든 '만화 인물 성경' 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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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용씨 후배 작가 20명과 만든 '만화 인물 성경' 완간

입력
2009.12.11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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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을 그린 만화가 박흥용(50)씨가 5년 동안 기획하고 후배 작가 20여 명과 2년 넘게 씨름해 <만화 인물 성경> (전10권ㆍ바다출판사)을 완간했다. 아담 하와 카인 아벨서부터 예레미야 예수 베드로 요한에 이르기까지 창세기 출애굽기 열왕기 사복음서 속 인물들의 삶을 조명한 대작이다.

박씨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구ㆍ신약 성경을 해체해 사건 중심이 아니라 인물 중심으로 재구성했다"며 "성서 속 인물들의 행적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총 66권 1,189장에 이르는 방대한 성경을 인물 별로 재편성하려면 성경 내용을 완벽하게 장악해야 가능한 일이다. 서울 성북구 길음교회 장로이기도 한 박씨가 작업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그는 2001년 교회 안에 만화연구모임을 만든 뒤 성경 공부를 함께 하면서 모임의 진용을 갖췄고, 지난 해 초 출판사측에 전집의 기획을 제안,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성서에 대한 다기한 해석들을 참조하고자 다 함께 방대한 주석서들을 섭렵했고 토론을 거듭했다"며 "논란이 분분한 대목은 가장 권위 있고 보편적인 해석을 따랐다"고 설명했다.

성경의 구성이 달라지고 편집이 새로워진 만큼 이야기의 이음매는 작가들의 창의적 드라마로 채워졌다. 하지만 복음서처럼 성경의 주요 '말씀'들이 주가 되는 경우, '말씀'을 그대로 담았다. 한 인물이 여러 편에 중복 등장하는 경우, 작가들끼리 캐릭터를 교환해 인물의 통일성과 작가의 개성을 함께 살리고자 했다고 한다.

그는 "만화 성경은 여러 편 출간된 게 있으나 작품의 완성도나 완결성 면에서 제 욕심에 미치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우리가 해낸 일이 신자뿐 아니라 기독교와 성경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박씨는 내년 4월께 프랑스 델쿠르 출판사를 통해 1970년대 초 소도시 초등학생들이 만화 가게를 점령해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6일 천하>(가제)를 내놓을 예정이다. 대표작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은 내년 초 이준익 감독 연출에 황정민ㆍ차승원 주연의 영화로 개봉된다.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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