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이강원)는 29일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공모해 외환은행을 헐값에 매각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배임)로 기소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과 이달용 전 외환은행 부행장의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외환은행 매각은 정책적 판단과 실행의 문제이며, 그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행정적 책임이 아닌 배임죄를 물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외환은행이 현저히 불공정한 금액으로, 또는 경영판단 상의 원칙을 위배해 매각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검 중수부는 2006년 말 변 전 국장과 론스타가 결탁해 외환은행의 자산을 저평가하고 부실을 부풀려 원래 가치보다 3,443억~8,252억원이나 낮은 가격에 이 은행을 매각한 혐의로 기소했다.
변 전 국장은 선고 직후 "검찰은 3년 넘게 나를 잔혹하게 대했고, 140번 넘게 재판을 받았다"며 "앞으로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판결문을 받아 본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변 전 국장은 지난 9월 현대차 로비사건과 관련한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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