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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하는 게 뭐니? 스마트북

입력
2010.01.1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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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에서 공책처럼 얇은 판을 꺼낸다. 노트북의 화면만 잘라낸 듯한 액정화면(LCD)이다.

전원을 켜자 자동으로 무선 인터넷을 검색하고 이메일을 수신한다. 답장을 보낼 때에는 화면에 손을 대면 나타나는 가상 글자판(키보드)을 이용한다.

답장을 쓰는 도중 화면에 전화가 걸려 왔다는 표시가 나타난다. 무선 헤드셋을 작동시키고 통화를 한다. 인터넷 검색, 문서 작성, 전화 통화까지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업무를 대부분 얇은 판 하나로 처리한다. 얇은 판의 정체는 바로 똑똑한 컴퓨터(PC), 스마트북이다.

스마트폰의 편리함과 넷북의 기능을 겸비

올해 정보기술(IT) 분야의 화두는 단연 '스마트'이다. 그 중에서도 똑똑한 휴대폰인 '스마트폰'과 함께 '스마트북'이 올해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북은 전자책처럼 얇고 가벼우며,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넓어 보기 편한 차세대 PC다. 스마트북은 키보드를 연결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화면을 눌러서 작동하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LCD로만 구성돼 있다.

기능은 노트북 못지 않다. 전자책이 할 수 없는 컬러 이미지와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고, 문서작성 등 각종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3세대 이동통신(WCDMA), 무선인터넷(와이파이),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등 다양한 무선통신을 지원하기 때문에 인터넷 검색, 이메일 송수신은 물론이고 인터넷전화(VoIP) 등을 활용해 음성통화도 가능하다.

퀄컴코리아 관계자는 "퀄컴의 스마트북은 기본적으로 3세대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만큼 음성통화 기능도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스마트북이 올해 노트북, 넷북, 전자책, 스마트폰 등 휴대 기기와 본격적인 영역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북은 넷북과 유사한 성능을 지녔으면서도 가격이 30만원대. 그만큼 경쟁력이 높다. 김태현 프리스케일 차장은 "노트북과 넷북 시장은 앞으로 스마트북이 대체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애플 MS 퀄컴 프리스케일 등 격돌

이에 따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퀄컴, 프리스케일 등 세계 IT업체들이 잇따라 스마트북을 내놓을 계획이다. 가장 먼저 시동을 건 업체는 애플.

애플은 '아이폰'의 열기를 올해 스마트북으로 이어가기 위해 이달 말 '아이슬레이트'라는 스마트북을 깜짝 공개할 예정이다. 아이슬레이트는 7인치, 11인치 등 2가지 제품으로 출시하며 아이폰처럼 3세대 이동통신과 와이파이 등 무선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갖고 있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용 인터넷 소프트웨어 장터인 앱스토어를 함께 사용할 수 있게 해 아이슬레이트의 이용자를 넓힐 계획이다.

모토로라 반도체 사업부가 분사한 프리스케일도 다음달에 스마트북을 선보인다. 프리스케일의 스마트북 역시 3세대 이동통신과 와이파이를 지원하며 인터넷TV를 연동해 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특히 모토로라의 구글폰인 '안드로이드폰'과 연계해 자료를 주고 받을 수 있어서 세계적 이동통신 업체인 보다폰, 허치슨, 텔레폰 이탈리아 등이 스마트폰과 함께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스마트북이라는 용어를 만든 퀄컴은 3세대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스마트북을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제품 전시회 CES 2010에서 공개했다. MS는 올해 말 자체 개발한 스마트북을 공개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도 스마트북을 개발중이나 공개 시점은 미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일부 스마트북 업체들은 국내 이동통신 및 전자책 업체들과 접촉하며 활용도를 넓히기 위한 작업중"이라며 "ABI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스마트북 시장이 올해 1,000만대에서 2013년 1억3,000만대로 급성장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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