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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컨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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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컨택트'

입력
2010.01.1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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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다. 뮤지컬에 노래가 없어도 허전하지 않다. '컨택트'는 한 곡의 창작곡도 없이 기성 음악에 맞춘 현란한 춤사위의 향연만으로도 배부르다. 199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지 10년이 더 흘렀지만 발칙한 시도에 목마른 우리 뮤지컬 무대에서는 여전히 새롭게 느껴졌다.

극은 3개의 에피소드를 옴니버스로 묶었다. 1막에서는 18세기 프랑스 화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그림 '그네'가 무대에 살아 움직인다. 귀족들의 역할극을 그려낸, 짧으면서도 반전이 기막힌 에피소드지만 움직임에 집중한 탓일까, 국내 무대에선 극적인 맛이 약하다.

웃음은 2막부터 터지기 시작한다. 브로드웨이 공연 당시 토니상 여우주연상도 가장 비중이 큰 3막 '노란드레스 여인'을 제치고 2막 주인공인 '중년 부인' 역을 맡은 배우 카렌 짐바에게 돌아갔다. 이 역을 맡은 이란영은 의처증 남편으로부터 해방을 꿈꾸며 발레하는 연기를 어색하지 않게 해냈다. 발레리나치고는 좀 무거울 그와 파드되(2인무)를 추는 미남 웨이터가 버거워보여 더 재미있다. 남편이 부인을 겨눈 총을 놓친 뒤, 세 웨이터가 총을 플레이트에 숨기고 야바위판을 벌이는 장면에서 관객은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과 웃음을 참지 못한다.

3막. 공연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주원의 '노란드레스 여인'은 고고함의 극치다. 다만 발레를 연상시키는 손동작이 자유로운 재즈댄스와 융화하지 못한 부분이 보여 아쉽다. 소외된 현대인을 대변하는 와일리 역의 배우 장현성의 온몸 연기는 관객을 울고 웃게 만든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270여명의 춤꾼 가운데 캐스팅된 앙상블의 수준급 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번역 투 대사가 곳곳에 눈에 띄지만 초연임을 감안하면 그래도 자연스럽게 녹아든 편이다. 17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22~31일 경기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02)556-8556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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