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세종시와 관련한 당내 이견을 조율하기 위한 '중진 협의체'를 이르면 이번 주 중 구성할 방침이지만 친이 친박계간 현격한 입장차에 따라 난항이 예상된다.
당 지도부는 친이계와 친박계, 중도파를 합해 10명 이내의 3선 이상 의원들로 구성해 의견 조율을 시도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청와대가 28일 "당 중진 협의체가 결론을 내놓은 이후 중대 결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데 따라 당 지도부는 협의체가 세종시 문제를 매듭짓는 마지막 창구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친이계 핵심인 정태근 의원은 "협의체에 참여하는 친박계 중진들 사이에서 원안 절충 분위기가 나오면 의미가 있다"면서 "그러나 친박측이 절충의 뜻을 보이지 않으면 이후 다음달 중 표결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당론 표결'까지 가지 않으려면 어떤 식으로든 협의체 내에서 결론을 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친박 진영에서는 협의체 구성 단계에서부터 대립각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어떤 기구를 만들 건 세종시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세종시 해법은 복합도시의 취지를 살려 정부가 마련한 안을 전부 포함시키면 된다"고 원안고수 입장을 재확인했다.
친박 진영은 협의체의 참여 여부는 의원들이 자율적으로 정하기로 했으나, 협의체가 절충안을 위한 기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선을 긋고 있다.
박 전 대표도 이 협의체가 구성되더라도 의총 때와 같이 세종시 원안고수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측근 의원들이 전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27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선전한 선수들을 거론하며 "누구도 한 번도 넘어지지 않고 달릴 순 없고 어려움에 부딪히지 않는 사람은 없다"면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더 큰 도약의 디딤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썼다. 이를 놓고 세종시 문제에 대한 자신의 각오를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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