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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쇄신론 '중구난방'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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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쇄신론 '중구난방' 갈등

입력
2010.06.0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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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지방선거 패배 이후 여권 쇄신 방안을 두고 갈등을 보일 조짐이다. 한나라당 초선과 재선 의원들은 9일 국회에서 각각 모임을 갖고 "살아 남으려면 쇄신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쇄신 방향과 대상에 대해선 의원들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의견이 달랐다. 특히 초선 의원들은 이날 여권 쇄신책과 관련한 성명을 낼 예정이었지만, 성명 내용의 수위를 놓고 의견이 갈려 잠정 보류했다. 때문에 "결국 쇄신론이 '말의 성찬'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우선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과 4대강 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재선 의원들은 "세종시 문제는 정리하고, 4대강 사업도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초선인 홍정욱, 조전혁 의원 등도 "참여정부 때 이념의 독선이 있었다면, 지금은 정책의 독선이 있다"며 "정부가 사업들을 요란하게 벌이니 국민이 혼란스러워 한다"고 청와대를 겨냥했다. 반면 친이계 나성린 의원은 "세종시와 4대강 사업 등에 대한 비판을 그대로 수용한다면 우리가 민주당과 다를 게 무엇이냐"고 이의를 제기했다.

인적 쇄신 문제를 놓고도 시끄러웠다. 홍정욱 의원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할 분들, 정치적 입지 때문에 청와대 및 당 지도부와 코드를 맞춘 분들, 희생이 없었던 분들이 나서는 것을 보면서 이게 무슨 쇄신인지 회의가 든다"고 일부 여권 중진 인사들을 겨냥했다. 정태근 의원은 청와대 참모 교체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많은 분들이 '왜 청와대에 총질을 하느냐'고 하는데, 여당 초선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이야기 아니냐"고 반문했다. 권영진 의원은 "중진 의원들이 '초선들이 싸가지 없다'고 해도 청와대 개편을 계속 주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권택기 의원 등은 당 지도부 세대교체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친이계인 진성호 손숙미 의원 등은 청와대 등 외부를 겨냥하기보다 '자성론'에 무게를 실었다. 진 의원은 "청와대만 보고 선거를 한 것도 아닌데 당이 너무 비겁하다"고 꼬집었고, 손 의원은 "당이 남 탓을 하지 말고 내 뼈부터 깎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당수 의원들은 이번 선거 참패의 원인을 '계파 갈등'으로 돌렸다. 이진복, 김학용 의원 등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불화 때문에 표가 분산됐고, 당이 계파별로 갈려 엉망이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정태근 의원은 "계파간 단합 문제가 당 개혁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고 했고, 유일호 의원도 "계파 갈등은 자연스럽다"고 주장했다. 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시기를 놓고도 친이, 친박계 의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이날 두 모임에선 당 비대위에서 활동할 초ㆍ재선 의원들을 각각 추천하기로 했었지만, 이에 대해서도 의견을 모으지 못해 결국 원내대표단에게 전권을 넘기기로 결론을 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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