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멕시코만 원유 유출사태의 책임을 지고 있는 영국 BP사가 피해 보상금 준비액을 당초 20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영국 언론들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의 주말판인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BP는 날로 확대되는 피해규모를 충당하기 위해서 향후 2년여 동안 자산매각을 통해 200억달러을 확보하고, 200억달러는 차입형태로 마련한다는 스케줄을 짜고 있다. 신문은 “피해보상을 감당하지 못해 신용도가 떨어지는 상황이 생길 것을 우려한 BP가 준비액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앤드류 고어스 BP 대변인은 이 보도에 대해 답변을 거부하면서도 “BP 입장에서 어느 때보다 큰 현금보유비율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밝혔다.
BP가 자산을 팔아서 보상금 준비액을 확보한다는 소식은 국내 원유 채굴량 4분의 1이 BP시설에서 생산되는 러시아에겐 충격적인 뉴스임에 틀림없다. 자칫 러시아의 BP자산이 매각 리스트에 포함될 경우,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토니 헤이워드 BP 최고경영자가 21일 만사를 제치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러시아로 날아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영국에서 사태수습을 위한 이사회가 분주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헤이워드 최고경영자는 러시아를 달래기 위해 나서야 했다”며 “이번 방문에서 BP는 매각 가능한 시설에 대해 러시아와 논의를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BP는 21일 “유출사고 발생 이후 현재까지 방제작업 등에 들어간 돈이 2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공식 발표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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