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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피' 정석영, 0-6 1-6 몰리다 대역전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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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피' 정석영, 0-6 1-6 몰리다 대역전 드라마

입력
2010.09.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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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테니스의 미래 정석영(17ㆍ동래고 2년)이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정석영은 17일 경남 창원시립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그룹 잔류를 위한 필리핀과의 경기에서 감독 겸 선수인 세실 마미트(34ㆍ515위)를 상대로 3시간8분에 걸친 풀세트 사투 끝에 3-2(0-6 1-6 6-3 6-0 6-2)로 물리치는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데이비스컵 출전 최연소 선수로 태극마크를 단 정석영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당초 정석영의 전략은 체력전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것이었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상대의 체력이 갈수록 떨어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마미트는 랭킹이 하위로 처졌지만 한때 72위까지 올랐던 베테랑 선수. 현역시절 마미트와 상대전적 2승2패를 기록했다는 이형택 KBS N해설위원은 “마미트가 발이 빨라 정석영이 고전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마미트는 경기시작과 함께 오히려 강한 체력으로 정석영을 밀어붙였다.

정석영은 상대의 노련한 플레이에 말려 제대로 손도 써보지 못한 채 첫 세트를 단 한 게임도 따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2세트 들어서도 마미트의 발 빠른 페이스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경기장 곳곳에서 정석영이 역부족이란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정석영은 벼랑 끝에서 살아나기 시작했다. 0-5로 몰린 가운데 맞이한 자신의 6번째 서브게임을 지키면서 게임스코어 1-5로 만든 것. 2세트를 비록 1-6으로 내주긴 했으나 3세트 역전을 모색할 수 있는 귀중한 서브게임이었다.

‘젊은 피’ 정석영의 진가는 3세트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서브게임을 지키면서 순조롭게 출발한 정석영은 2-1로 앞선 가운데 상대의 서브게임을 처음으로 브레이크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역전드라마의 압권은 게임스코어 3-3에서 나왔다. 정석영은 자신의 서브게임을 0-40, 브레이크포인트까지 몰렸으나 수 차례 듀스 접전끝에 결국 따내는 데 성공했다. 기 싸움에서 밀린 마미트는 이후 급격히 지친 기색을 보이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3세트를 6-3으로 마무리한 정석영은 4세트에서 마미트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6-0으로 따냈고, 5세트 들어서도 단 한차례의 리드를 허용하지 않고 6-2로 마침표를 찍었다.

앞서 열린 단식 첫 경기에선 임용규(19ㆍ명지대)가 트리트 후에이(722위)를 3-1(6-7 6-2 7-6 7-6)로 꺾었다. 한국은 이로써 단식 2경기를 모두 따내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그룹 잔류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창원=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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