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선 고액의 로펌 급여 논란과 과거 대검찰청 차장과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했던 경력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 후보자는 2007년 11월 대검 차장으로 퇴임한 뒤 6일 만에 로펌에 취직, 2008년 6월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발탁되기까지 7개월 동안 6억9,943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정 후보자는 "정당한 급여였고 이 가운데 3억원을 세금으로 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달 급여가 1억원에 육박한다는 점은 국민 정서상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무슨 일을 했기에 그렇게 큰 돈을 줄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무원들의 청렴 문제를 감찰하는 역할을 맡는 감사원의 수장이 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6일 "전관예우를 감시하는 직위에 있는 감사원장으로서 도저히 조직을 운영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정 후보자의 급여액은 지난해 8월 지식경제부장관 후보자로 내정됐다가 쪽방촌 투기 등으로 낙마한 이재훈 후보자가 로펌에서 받았던 급여보다도 훨씬 많다. 이 후보자는 지경부 차관을 지낸 뒤 대형 로펌에 고문으로 취직, 15개월 동안 3억9,300만원의 급여를 받아 야당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야당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진행된 검찰의 BBK사건 수사 당시 대검차장이었던 정 후보자의 역할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당시 검찰이 이명박 후보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는 과정에 정 후보자가 관여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정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할 당시 민간인 불법사찰이 이뤄졌다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은 특히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대통령 측근이 감사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데 대해 "감사원의 독립성 훼손"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일부 언론은 이날 정 후보자가 1981년부터 1995년까지 15년 동안 서울과 과천, 대구 등에서 9차례 전입 신고를 했다는 점을 들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92년 이전까지 집이 없어 전세 계약에 따라 이사한 것이므로 부동산 투기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정 후보자는 자신의 재산이 2006년 2월 9억6,840만원에서 2008년 8월 21억2,395만원으로 급증한 것에 대해선 "부동산 신고 기준이 기준시가에서 실거래가로 변경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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