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5ㆍ오릭스)은 19일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치러진 삼성과의 평가전이 끝난 뒤 "몸도 마음도 편하다"고 했다. 올해 성공을 예감하는 이승엽이다. '천하의' 이승엽이지만 지난 3년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 요미우리에서 2군 신세를 면치 못했고, 지난 시즌 후에는 방출 통보까지 받았다. 오릭스와 조건부 2년 계약을 하고 새 출발을 하는 이승엽은 "올해 한일 통산 500홈런과 2,000안타를 이룬다면 내 자신에게 고마워할 것"이라며 기록 달성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지난해까지 이승엽은 한일 통산 16년간 1,893안타(한국 1,286개)에 468홈런(한국 324개)을 쌓았다. 2,000안타까지는 107개, 500홈런까지는 32개를 남겨두고 있다. 꾸준히 경기에 나간다면 달성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마음이 편하다
"시즌 초반에 안 맞더라도 신경 쓰지 마라." 이승엽이 오릭스 코칭스태프에게 자주 듣는 말이다. 오릭스는 이승엽이 올해 40홈런 이상 쳐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승엽은 요미우리 첫해였던 2006년에 41홈런을 뿜었다.
이승엽은 "홈런 40개는 솔직히 제게 과분하다. 하지만 10홈런, 20홈런, 30홈런을 차근차근 달성한다면 40홈런에도 도전하겠다"면서 "스타가 많고 재력도 풍부한 요미우리에서는 기다려 주지 않았지만 오릭스는 다르다. 운동량이 많아 몸은 힘들지만 마음이 편해서 좋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몸이 편하다
이승엽은 지난해 말 한국에서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1일 팀의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이후 이승엽의 강행군은 무서울 정도다. 검게 그을린 얼굴과 홀쭉해진 뱃살은 이승엽을 한마디로 대변해 준다.
하지만 몸은 아주 편하다. 이승엽은 "캠프 시작 후 20일간 하고 싶은 것을 다했다. 정말 만족스럽다. 몸 상태는 아주 좋고 경기를 치르는 데 문제가 없다. 남은 것은 실전을 통한 적응뿐"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방망이와 손은 가볍다
이승엽은 2004년 일본 진출 이후 920~930g짜리 방망이를 사용해 왔다. 방망이 무게가 어느 정도 돼야 타구의 비거리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그러나 "올해는 스윙 스피드를 늘리기 위해 900g짜리 방망이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준혁 SBS ESPN 해설위원은 "나이를 먹을수록 방망이 스피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기술이야 워낙 좋기 때문에 스피드만 뒷받침된다면 문제없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승엽은 최근 몇 년 동안 상체에 의존하는 스윙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상체가 앞으로 나가다 보니 빠른 공은 물론이고 떨어지는 변화구에도 약할 수밖에 없었다. 이승엽은 "손에 힘을 빼고 하체를 이용한 타격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동열 전 삼성 감독은 "승엽이의 하체를 보니 운동을 많이 했다는 느낌이 든다"며 이승엽의 성공을 예감했다.
오키나와=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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