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번이 득점 찬스를 잡고도 선취점을 뽑지 못한 삼성의 공격력이 아쉬웠다.
삼성은 이날 3회 1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중심 타자인 채태인과 최형우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 역시 무사 1ㆍ2루에서 박석민의 미숙한 주루 플레이로 아웃 카운트 하나를 늘렸고, 진갑용의 안타 때는 2루 주자 강봉규가 무리하게 홈을 파고 들다 득점에 실패했다. 최소 3점을 뽑을 수 있는 기회에서 한 점도 뽑지 못하니 경기 흐름은 자연스럽게 SK 쪽으로 넘어갔다. 만약 이날 삼성이 이겼다면 한국시리즈는 4차전에서 끝날 공산이 컸다.
삼성 선발 저마노는 훌륭한 피칭 내용을 선보였다.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커브를 유인구를 던졌는데, SK 타자들이 완전히 말려들었다. 3과3분의1이닝 동안 그야말로 퍼펙트 피칭. 그러나 실투 두 개가 모두 홈런으로 연결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박재상에게 맞은 홈런은 포수 진갑용이 바깥쪽 공을 요구했지만 가운데 높게 들어왔다. 최동수의 경우에도 공이 한 가운데로 몰렸다. 하지만 삼성이 선취점을 뽑았다면 이 홈런 두 방은 그리 크지 않았다.
반면 SK 선발 송은범은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호투했다. 삼성 타자들은 송은범의 슬라이더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보통 투수의 슬라이더는 종과 횡의 중간으로 떨어진다. 직구와 똑같이 오다가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는 극히 드물다. 송은범이 그런 투수다. 완전히 종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잘 쳐야 땅볼밖에 안 나온다. 3회 2사 만루에서 최형우에게 잇따라 던진 슬라이더는 이날의 백미였다.
4차전은 조심스럽게 SK의 우세를 점친다. 사실 이날 타격전을 예상했는데 양팀 모두 호쾌한 타격을 선보이지 못했다. 결국 SK와 삼성의 한국시리즈는 중간 투수의 싸움이다. 누가 먼저 선취점을 뽑고 경기 분위기를 잡느냐가 관건이다. 다만, 그 동안의 1~3차전을 봤을 때 홈팀이 유리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SK는 그러나 4차전 선발 김광현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 줘야 한다. 지난 플레이오프 5차전처럼 1이닝만 소화할 경우 삼성이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할 것이다. 반면 김광현이 호투한다면 이번 시리즈는 7차전까지 갈 공산이 크다.
김용수 전 LG 코치ㆍ중앙대 감독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