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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삼성 스마트 TV 인터넷 접속 차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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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삼성 스마트 TV 인터넷 접속 차단 왜?

입력
2012.02.0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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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TV를 둘러싼 통신업체와 TV 제조사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KT가 인터넷 망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10일부터 삼성전자 스마트TV의 인터넷접속을 전면 차단키로 한 것.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의 스마트TV 구입자들은 TV로 사회관계형서비스(SNS)나 다양한 인터넷 응용소프트웨어(앱)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당장 타협할 기미가 없어 업체들 간 이해 싸움에 이용자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

KT는 9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인터넷 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을 협상이 이뤄질 때까지 10일 오전부터 무기한 차단한다고 밝혔다. 김효실 KT 스마트네트워크 전담팀장(상무)은 "스마트TV는 컴퓨터(PC)와 달리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 받기 때문에 다른 인터넷 이용자들까지 피해를 주게 된다"며 "이를 해소하려면 스마트TV도 애플의 아이폰 동반성장 사례처럼 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의 스마트TV 구입자들은 다양한 응용 소프트웨어를 전송 받아 이용하거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TV로 이용할 수 없게 된다. 사실상 TV 시청 외에 스마트TV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셈이다. 삼성전자 제품만 차단한 이유에 대해 KT 관계자는 "LG전자는 협상하려는 의사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100만대의 스마트TV가 팔렸고 이 가운데 10만대 정도가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김 상무는 "스마트TV는 인터넷TV(IPTV)보다 5~15배의 데이터 이용량을 유발한다"며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전체 인터넷망이 마비되는 통신망 블랙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따라서 KT는 인터넷망 추가 투자를 위해 스마트TV 제조업체들로부터 이용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쉽게 말해 비싼 투자비를 들여서 인터넷망을 설치했으니 무임승차하지 말고 비용을 지불하라는 뜻이다. KT는 '최소한의 망 대가'라고 표현했으나 구체적으로 얼마인 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 상무는 "얼마를 받아야 할 지 차차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KT 주장을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일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KT의 이번 차단 조치는 이용자가 인터넷 망을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망 중립성 원칙에 위배된다"며 "스마트TV가 과도한 데이터 이용량을 유발하는 지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같은 생각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스마트TV가 얼마나 인터넷망에 부담을 주는 지 검증자료가 나온 게 없다"며 "이번 문제는 당연히 망 중립성 논의에 포함돼야 한다"고 방점을 찍었다.

그만큼 삼성전자는 따로 협상을 할 생각이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세계 120개국에 스마트TV를 판매했지만, 인터넷망에 부담을 준다며 대가를 내놓으라는 곳은 없었다"며 "이용자들의 불만이 접수되면 KT에서 차단했다고 안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사후에라도 KT의 법 위반 여부를 검토해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KT가 접속을 차단하면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 이익침해행위로 보고 시정명령이나 사업정지 등 법이 허용하는 모든 조치를 즉각 검토해 엄중 제재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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