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15일 "미국 등에는 국가가 있지만 우리에게는 국가(國歌)가 없다"면서 "애국가는 그냥 나라 사랑을 표현하는 여러 노래 중 하나"라고 말해 애국가를 우리나라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비례대표 부정 경선에 연루돼 의원직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이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우리나라는) 애국가를 국가로 정한 적이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민족적 정한과 역사가 있으므로 (그런 내용을 담은) 아리랑이 실제 우리 국가 같은 것이라고 본다"면서 "독재 정권에 의해서 (애국가가 국가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국가를 부르지 말자는 게 아니며, 충분히 부를 수 있다"면서도 "애국가 부르기를 강요하는 것은 전체주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의 언급은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국내ㆍ외의 행사에서 애국가를 국가로 써온 관례와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관례에 따라 애국가를 국가로 써오다가 2010년 국민의례규정을 통해 애국가를 국가로 규정했다.
이 의원은 '종미(從美)'란 표현을 다시 쓰면서 파문을 확산시켰다. 그는 "종북(從北)이란 말을 싫어하는 이유는 인간이 자유로운 존재인데 내가 누구의 종(하인)이라는 말인가"라면서 "그렇게 하면 진짜 종은 종미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진보당 지도부인 혁신비상대책위에 대해 "(전두환 정권 당시의) 국보위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종북 의혹을 낳게 한 민혁당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 기록에 한마디도 한 적이 없고, 지문 하나 찍은 적 없다"면서 정치적 탄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 여부를 떠나서 민혁당 자체가 어마어마한 괴물 아닌가"라며 대법원 판결이 끝난 사건에 대한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또 "이불 속에서 세상의 전복을 꿈꾼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행위가 잘못되면 비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근대에서는 견해가 다르더라도 토론이 가능하지만 지금은 비이성적인 전근대(상황)"라며 종북 의혹에 대한 검증 논란을 비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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