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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의 '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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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의 '오기'

입력
2012.07.0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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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인천공항 지분 매각, 차세대 전투기(FX) 기종 선정 등 주요 사업들의 추진을 차기 정부로 넘기라는 여야 정치권의 요구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당장 당정간 갈등은 물론, 앞으로 정부가 쏟아낼 관련 입법안을 둘러싼 논란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재완(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주요 국정과제를 다음 정부로 미루자는 요구가 일각에서 커지고 있지만 19대 국회가 개원한 만큼 (주요 과제를) 국회와 의논해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국정은 '릴레이'로, 지금 주자가 전력으로 질주해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넘겨줘야 한다"며 "오늘 할 일을 미루면 그만큼 경제는 뒷걸음친다"고 강조했다.

특정 사업명을 지목하진 않았지만 박 장관의 이날 발언은 최근 여야 정치권의 주요 사업 연기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2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천공항 지분 매각은 18대 국회에서 일단 보류하는 것으로 논의를 마친 사안인 만큼 정부는 강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고, 이한구 원내대표도 "인천공항 지분 매각, 차기 전투기 사업, 우리금융지주 매각 등을 둘러싸고 잡음이 많다"며 "19대 국회에서 그것들을 다 문제 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인천공항 문제와 관련, "시간 상 관련 법이 통과되어도 현 정부 임기 내 지분을 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매각을 위한 기업공개(IPO)의 법적 근거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국회와 협의해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또 "1,000개가 넘는 국정과제 가운데 추진이 어려운 것도 있고 정부와 정당 사이에 의견이 100% 같은 수 없지만 앞으로 예산안 심의 등에서 국회와 원만히 합의해 매듭을 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여야 정치권은 박 장관의 국책 사업 강행 추진 발언을 강력 비판했다.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은 "인천공항 매각은 민영화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적절하지 않은 시점에 민영화를 무리하게 강행하는 것을 보면 다른 배경이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김진욱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인천공항 지분 매각 등 공기업 매각에 반대한다"면서 "중요 국책사업을 차기 정부로 이관하고 국책 사업을 추진할 경우 국회 동의를 받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문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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