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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선 개인전 '서풍이 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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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선 개인전 '서풍이 본 것'

입력
2012.09.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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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을 든 아이들, 헤드폰을 낀 채 리듬을 타는 젊은이, 진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단발머리 여인과 돋보기를 쓰고 책 읽는 중년 남성까지. 캔버스에 담긴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3차원의 세계로 빼꼼히 고개를 내민 듯하다. 오랜만에 반가운 친구를 만난 것처럼 이들과 추억의 사진을 남기려 카메라를 켰다 끄며 호들갑스러워진다. 10월 18일까지 서울 통의동 갤러리 시몬에서 열리는 황혜선씨의 개인전 '서풍이 본 것'에 전시된 작품들은 우리의 일상과 닮았다.

마치 평면의 드로잉이 벽면 밖으로 튀어나온 것 같은 이들 작품은 검은색의 입체 조각이다. 매일 아침 손수 먹을 갈아 일기를 쓰듯 일상의 장면을 드로잉 하는 작가는 드로잉을 바탕으로 한 알루미늄 조각에 '드로잉 조각'(Drawing-Sculpture)이라 이름 붙였다. 각 인물의 표정과 행동이 섬세하게 살아있는 조각은 벽면과 한 뼘쯤 떨어져 걸렸다. 조명을 받으면 새하얀 벽면에 조각의 그림자가 또 하나의 드로잉처럼 나타난다. 일부 세워둔 조각엔 자체적으로 빨갛고 노란 LED 조명을 더해 색을 입힌 점도 인상적이다. 서울대와 미국 NYU에서 조각을 전공한 황씨는 "그날그날 달라지는 느낌과 기분까지 담아내려 했다"며 "관객들도 감상만이 아닌, 놀듯이 머물다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 제목 '서풍이 본 것'은 프랑스 작곡가 드뷔시의 전주곡에서 빌려 왔다. 그러나 정작 전시 느낌은 한국에서 '하늬바람'이라고도 불리는 잔잔한 늦여름의 서풍을 따랐다.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바라보듯 관객 또한 자신의 일상을 관조하며 소소한 재미를 느껴보라는 작가의 의도다. (02)549-3031

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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