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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美동부 강타… 13개주 650만명 정전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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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美동부 강타… 13개주 650만명 정전 피해

입력
2012.10.3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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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샌디가 29일(현지시간) 밤 미국 동부에 상륙하면서 최소 14명(캐나다 1명 포함)이 사망하고 13개주 650만명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샌디가 인구 밀집지역인 미국 동부 및 북동부를 훑고 내달 2일 빠져나갈 때까지 5,000만명이 태풍 영향권에 들고 수백억달러 규모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샌디가 29일 오후 8시 뉴저지주 남동부 애틀랜틱시티 인근 해안에 상륙했다고 발표했다. NHC는 최대풍속이 시속 120㎞로 약화하면서 샌디가 1등급 허리케인에서 열대성폭풍으로 등급이 낮아졌지만 위력은 여전히 허리케인급이라고 밝혔다.

위험 지대로 꼽히는 태풍의 눈 오른쪽에 위치한 뉴욕시는 특히 피해가 컸다. 최고 4m 높이의 파도가 치면서 강이 범람해 지하철 터널 7곳이 침수됐다. 월가가 있는 맨해튼 도심에서는 74층 높이의 초고층아파트 건설 현장에 설치된 크레인이 강풍에 넘어지면서 골조 꼭대기에 걸려 주변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뉴욕시민 66만명이 정전 피해를 입었고, 맨해튼의 뉴욕대병원은 전기가 들어오는 다른 병원으로 환자 200명을 긴급 이송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원자력발전소인 뉴저지주 오이스터크리크 원전은 강 수위 상승으로 냉각장치의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며 최고 4단계 중 2단계 경보를 발령했다. 델라웨어주는 해안도로가 침수되고 메릴랜드주는 홍수가 발생하는 등 동부 해안의 다른 지역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쓰러진 나무가 건물과 차량 등을 덮쳐 뉴저지주와 뉴욕주에서 각각 3명, 코네티컷주에서 1명이 숨지는 등 인명 피해도 속출했다.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는 폭설로 인한 교통사고로 1명이 사망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한 여성이 강풍에 쓰러진 표지판의 파편에 맞아 숨졌다.

허리케인이 일반적으로 동쪽으로 나아가는 것과 달리 샌디는 북서진하다가 31일 오후 동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미 동부뿐 아니라 중서부 오하이오주,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방까지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샌디는 북미대륙에 자리한 두 개의 한랭전선과 결합, 강풍과 폭우 외에 웨스트버지니아 등에 적설량 1m에 가까운 폭설을 뿌릴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매사추세츠,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 뉴욕,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등 6개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3개주에는 강풍 경보가 발령됐다. 워싱턴 연방정부는 31일까지 사흘간 업무를 중단키로 했으며 뉴욕 유엔본부는 29일에 이어 30일에도 회의를 모두 취소했다. 주 정부들도 업무를 중단하고 공립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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